창신메모리(CXMT)가 글로벌 범용 D램 시장 입지를 넓히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양강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생산에 집중하는 틈을 타고 범용 D램 시장 공급 틈새를 파고드는 모습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CXMT의 내년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이 18%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2분기 처음으로 점유율 10% 고지를 밟은 데 이은 가파른 상승세다. 2023년 불과 1% 수준에 머물렀던 점유율이 3년 만에 18배 폭증하며 글로벌 4위 D램 제조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38%)와 SK하이닉스(25%), 마이크론(24%)이 구축해 놓은 견고한 메모리 과점 체제 속에서 중국 기업이 두 자릿수 점유율을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통한 파격적인 단가 공세와 무서운 생산능력 확장이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CXMT는 설립 초기부터 허페이 지방정부의 출자금과 477억 달러(약 66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의 집중적인 자금 지원을 받았다. 중국 칩을 구매하는 자국 IT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공공 조달 시 우선권을 부여하는 전폭적인 지원책도 펼쳐지고 있다.
CXMT는 글로벌 시세보다 20~30%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텐센트, 샤오미 등에 DDR5와 모바일용 저전력 D램을 대량 공급하며 단단한 수주 기반을 다졌다. HP, 에이서 등 글로벌 PC 제조사가 미국 외 신흥 시장에 출시하는 보급형 노트북 라인업까지 품질 검증을 통과하며 글로벌 공급망에도 잇달아 진입했다.
선단 공정 전환에 총력을 기울여 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5세대(HBM3E)와 6세대(HBM4) HBM의 견조한 수요와 수율 안정화 덕분에 D램 사업 전체 영업이익률은 50~60%대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AI 메모리에 주요 웨이퍼 생산능력이 우선 배정되면서 범용 서버와 소비자용 D램 공급 여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CXMT의 가파른 성장은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범용 메모리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AI 메모리에 집중하는 동시에 범용 시장에서도 가격 주도권을 잃지 않도록 사업 전반에 걸쳐 이익 체력을 다지는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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