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우려해 주요 국제 행사 장소를 소치에서 모스크바로 변경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개최 예정인 발다이 토론클럽(Valdai Discussion Club) 회의 개최지를 보안 우려로 인해 막판에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시작된 이 행사는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수뇌부가 참여하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국제정세·외교정책 포럼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참석자 120명은 당초 푸틴 대통령의 별장이 위치한 흑해 연안의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에서 열릴 것이라는 초청장을 받았으나, 지난달 개최 장소의 변경 사실을 통지받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같은 조치는 푸틴 대통령 경호실의 지시로 취해진 것이라고 소식통 중 2명이 밝혔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올여름 소치와 다른 흑해 휴양지 인근의 정유공장을 대상으로 드론 공습을 가하면서 큰 타격을 입혔다. 지난 11일에는 소치 국제공항 인근 정유공장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고, 시내 상공에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도 했다. 러시아 독립 매체 아겐트스트보에 따르면 관광 성수기가 시작된 5월 이후 소치 지역에서 최소 19명이 숨지고 188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 역시 지난해 10월 초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회의 이후 소치를 방문하지 않았고, 최근 2년간 소치 일대를 찾은 것도 각각 두 차례에 그쳤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명령하기 전 마지막 해인 2021년 한 해 동안 소치를 24차례 방문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한편 발다이 토론클럽은 이날 올해 행사를 공식 발표했지만 개최지 변경은 언급하지 않았다.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발다이 토론클럽 회의는 올해 '다자기구들이 직면한 위기 속에서 국제정세를 얼마나 관리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에는 중국, 이란,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40개국에서 120명이 참석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 등 러시아 고위 당국자들의 연설을 들을 예정이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행사 마지막 날 장시간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한편 이번 개최지 변경은 크렘린이 우크라이나의 중·장거리 드론 공격으로부터 푸틴 대통령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갈수록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FT는 짚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를 상대로 드론 공격을 확대하면서 북극권 바로 남쪽에 위치한 노비 우렌고이까지 공격하기도 했다. 이곳은 우크라이나에서 3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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