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목포대학교 학생들이 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선정 결과에 대한 철저한 재검증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학생들은 대학 간 경쟁을 넘어 전남 서남권 주민들의 건강권과 지역 청년들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며 정부가 직접 평가 과정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살펴줄 것을 호소했다.
국립목포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단과대학·학과 학생회 등 학생자치기구는 지난 14일 전남광주시 광주청사 앞에서 ‘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불공정 심사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학생 60여 명이 참여해 ‘1.30점의 비밀을 밝혀라’, ‘밀실 심사 전면 무효’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후보대학 선정 과정과 평가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공개를 요구했다.
학생들이 문제 삼은 것은 국립순천대 89.15점, 국립목포대 87.85점으로 두 대학의 최종 점수 차이가 1.30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학생자치기구는 근소한 점수 차이로 지역의 오랜 숙원이 걸린 후보대학이 결정된 만큼 세부 평가항목별 점수와 판단 근거, 심사위원 구성과 전문성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평가 과정 전반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과대학과 교육병원 부지 확보계획에 대한 평가가 적정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학생 측은 국립목포대가 목포 용해동 캠퍼스 일원에 의대·교육병원 설립을 위한 국유지를 확보해 계획을 제출한 반면, 국립순천대는 평가 당시 지자체 소유 부지의 무상임대 방안을 계획서에 제시했다며 해당 내용이 동일한 기준 아래 충분히 검증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평가 이후 제기된 부지 문제를 사후에 보완할 수 있다는 논리가 적용된다면 평가 당시 제출된 계획서를 기준으로 경쟁한 대학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권범석 국립목포대 총학생회장은 이날 ‘대통령님께 드리는 국립목포대학교 청년들의 호소’를 통해 학생들과 전남 서남권 청년들의 심정을 전했다.
권범석 회장은 “저희가 원하는 것은 국립목포대학교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며 “제대로 보고, 제대로 확인하고, 공정하게 평가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잘못된 사실이나 부실한 검증을 바탕으로 결과가 결정됐다면 정부가 다시 검증하고 바로잡아 달라”며 “36년의 기다림이 50분 만의 심사와 제대로 된 검증조차 없었던 평가로 서남권 지역민들의 평생의 한이 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특히 학생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히 어느 대학에 의과대학을 설치하느냐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의과대학 유치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서남권 주민들의 건강권과 직결된 문제이며 지역 청년들의 미래와 교육 기회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라며 “우리 청년들에게 ‘원칙을 지키고 철저히 준비한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좌절만은 남기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총장직 사임 의사를 밝힌 송하철 총장을 향한 학생들의 메시지도 나왔다.
권 회장은 학생들을 대표해 “지난 몇 년간 총장님이 학생들과 대학을 위해 노력해온 과정을 알고 있다”며 “이번 결과 앞에서도 교수와 학생, 직원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자치기구는 향후 평가기준과 점수 산정 근거 공개, 심사위원 구성 및 전문성 검증, 의대·교육병원 부지 확보계획에 대한 재검증 등을 지속해서 요구할 방침이다.
권 회장은 “1.30점이라는 근소한 차이가 어떤 평가와 판단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평가 과정에 대한 의문이 해소될 때까지 학생자치기구와 대학 구성원이 뜻을 모아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권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결과를 둘러싼 논란은 대학을 넘어 서남권 지역사회로 확산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 대학 구성원과 주민들이 잇따라 평가 과정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국립목포대 학생들까지 직접 행동에 나서면서 정부가 제기된 쟁점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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