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학대 기준 모호해 악용"…정은경 장관, 아동복지법 개정 '공감'

  • 14일 대정부질문, 정성국 의원 "교사들에게 아동복지법은 '저승사자법'" 지적

  • 정은경 장관 "정서적 학대 규정 모호성 인정…국회 법 개정 적극 검토할 것"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8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91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8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9.1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교권 추락과 교원 대상 무분별한 신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온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학대' 조항과 관련해 그 모호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법 개정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이초 사건 이후 이른바 '교권 5법'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의 혼란이 여전하다는 지적에 대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명확한 기준 확립과 종합적인 지원 체계 마련에 나서겠다고 화답한 것이다.
 
14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교육 현장을 위축시키는 현행 아동복지법의 문제점과 개정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질의에 나선 정 의원은 교육 현장의 답답한 현실을 구체적인 사례로 짚었다. 그는 "쓰레기를 버린 학생에게 치우라고 하거나, 숙제를 안 해 온 학생에게 숙제를 해오라고 지도하는 것이 교육적 지도냐, 아동학대냐"고 반문하며, "심지어 학생이 학교에서 모기에 물린 것조차 선생님을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정 의원은 아동복지법이 교육 현장에서 '저승사자법'으로 불리는 이유로 '정서적 학대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그는 "무엇이 정서적 학대인지 규정이 불명확해 교원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자신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한 아동복지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장관은 교사들의 고충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정 장관은 "누구든 아동학대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아동복지법의 기본 정신은 존중되어야 한다"면서도 "정서적 학대에 대한 정의나 범위가 모호해 현장에서 혼동을 일으키고,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의원님의 지적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정 장관은 국회 계류 중인 아동복지법 개정안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정 장관은 "이미 시행 중인 교권 보호 관련 5개 법안의 취지를 살리고, 그동안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례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회에서 법 개정안을 검토할 때 적극적으로 같이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단순한 법 조항 수정을 넘어선 부처 간 협력 및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도 예고했다. 정 장관은 "단순히 아동복지법의 규정을 개정하는 것만으로는 현장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현장에서 실제 집행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판단·지원해 줄 수 있는 종합적인 체계를 갖추기 위해 교육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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