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우디 원유 수입 막힐라...정부·정유4사 CEO 긴급 회동

  • 사우디 송유관 타격…원유 조달 비상

  • 중동산 의존도 50%대, 대체선 확보 고심

  • 얀부항 재고 5~7일 수준, 조달 차질 우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선박들이 위치해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선박들이 위치해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송 핵심축인 동서송유관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로 추정되는 집단의 공격을 받아 가동을 멈춘 데 이어 홍해 주요 수송로까지 위협받으면서 정부와 국내 정유업계가 긴급 대응에 나선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을 줄여준 우회 수송로마저 흔들리면서 대체 원유 공급망 확보가 민관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문신학 차관 주재로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 최고경영자(CEO)급이 참석하는 긴급 회의를 연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원유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공급 차질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상황이 긴급한 만큼 빠른 대응을 위해 이날 오전에는 민관 실무자급 협의도 별도로 진행한다. 정부와 업계가 고위급과 실무선에서 동시다발적인 대응에 나서며 중동발 원유 공급망 불안에 대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대미 투자 관련 현안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는 문 차관이 주재한다. 차관과 정유 4사 CEO급이 직접 머리를 맞대는 만큼 중동 대체 원유 확보와 우회 수송로 등 향후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사우디는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동부 유전지대의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보내는 약 1200㎞ 길이의 동서송유관을 운영하고 있다.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위축되면서 동서송유관과 얀부항은 핵심 우회 수송로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지난 11일 이라크 쪽에서 날아온 드론 공격으로 송유관 가동이 중단됐다. 외신에 따르면 하루 약 400만배럴의 원유가 이 송유관을 통해 운송돼 왔으며, 현재 얀부항 재고로 기존 수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5~7일 수준으로 전해졌다.

홍해 수송로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전략 요충지인 페림섬을 장악하면서 홍해와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항로까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기존 약 70%에서 50%대로 낮추며 공급선을 다변화해왔다. 하지만 중국 등 아시아 정유사들까지 미국·캐나다·중앙아시아·서아프리카·남미산 원유 확보에 나서면서 추가 대체 물량을 단기간에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거리 수송에 따른 운임과 보험료 상승도 부담이다.

국내 정유설비가 중동산 중·고유황 원유를 중심으로 운영돼왔다는 점도 제약 요인이다. 원유별 성상이 다른 만큼 중동산 물량을 단기간에 다른 지역 원유로 전량 대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민관이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췄지만 절대적인 원유 수입량은 사우디산이 가장 많은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사우디 우회 수송망까지 흔들리면서 추가 공급망 충격에 대응할 '다음 대체선' 확보가 국내 원유 수급 안정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은 이란 전쟁 발발 직후 원유 도입선을 적극 다변화하며 비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을 높여왔다"며 "다만 최근 사우디 동서송유관 공격으로 사우디산 원유 수입 경로가 일시적으로 차단되면서 중동산 원유 수급 리스크가 다시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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