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분할의 역설] 173조 빚도 둘로 나눈다…누가 얼마나 떠안나

  • 개발·자산공사, 자산·부채 배분 기준 '불투명'

  • 임대손실 2.7조…자산공사 재원 마련도 숙제

LH 사옥 전경 사진LH
LH 사옥 전경 [사진=LH]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개발·건설과 주거복지·자산관리 기능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이 추진되면서 170조원이 넘는 부채를 두 신설 공사에 어떻게 나눌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수익을 내는 개발사업과 구조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는 임대사업이 분리되면 두 기관의 재무구조가 크게 엇갈릴 수 있어 자산·부채 배분뿐 아니라 향후 상환재원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지난 11일 'LH 조직 개편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이성훈 LH 사장 등과 구체적인 조직 개편 방향과 후속 절차를 논의한 자리다.

앞서 정부는 이달초 LH를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내놨다. 개발공사는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을, 자산공사는 주거복지와 자산비축 등을 맡는 구조다. 개발공사가 얻은 개발이익 일부는 주택도시기금 별도 계정을 통해 자산공사에 출연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기존 LH가 가진 자산과 부채를 두 기관에 얼마씩 넘길지, 공통 차입금과 공사채는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 등 구체적인 재무구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73조 부채 어떻게 쪼개나…빚마다 '상환 방식' 달라

LH의 2025년 말 총부채는 173조66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차입금·사채가 109조4500억원으로 전체의 63.0%를 차지한다. 임대보증금도 27조3600억원에 달하고 선수금과 충당부채 등을 포함한 나머지 부채가 36조8500억원이다.

문제는 이를 단순히 자산 규모나 사업 비중에 따라 쪼개기 어렵다는 데 있다. 택지개발·분양사업에 투입된 차입금은 토지나 주택을 판매한 대금으로 회수할 수 있지만 공공임대주택에 투입된 자금은 낮은 임대료를 장기간 받아 회수해야 한다. 임대보증금 역시 입주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반환채무다.

공사 중인 임대주택도 경계에 놓인다. 주택건설은 개발공사가 담당하지만 완공된 임대주택은 자산공사가 보유·운영하는 구조가 될 경우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을 어느 기관이 떠안을지 결정해야 한다. 특정 사업과 직접 연결하기 어려운 공사채와 공통 차입금의 처리도 별도 기준이 필요하다.

LH의 2025년 말 자산은 248조9000억원, 자본은 75조24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30.8%다. 재고자산 89조3600억원, 투자부동산 133조1500억원 등 부채에 대응하는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용 토지처럼 매각할 수 있는 자산과 장기간 보유해야 하는 공공임대주택은 현금화 가능성이 전혀 다르다.
 
분양서 2.5조 벌어도 임대서 2.7조 손실

최근 사업부문별 실적은 이 같은 문제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LH 사업부문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사업 매출총이익은 2조5277억원이었다. 반면 임대사업에서는 2조7383억원의 매출총손실이 발생했다. 기타사업에서 2700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전체 매출총이익은 594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판매비와 관리비 7007억원을 반영하면서 영업손실은 6413억원, 당기순손실은 91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상황이 크게 달랐다. 당시 분양사업에서 8조862억원의 매출총이익을 내 임대사업 손실 1조7934억원을 상쇄했고 전체 매출총이익은 6조3067억원에 달했다. 이후 분양사업 이익은 줄어든 반면 임대사업 손실은 2022년 1조9362억원, 2023년 2조2238억원, 2024년 2조4806억원, 지난해 2조7383억원으로 매년 확대됐다.

이에 분할 이후 주거복지와 임대자산을 맡을 자산공사의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재처럼 한 개의 법인 안에서는 분양·개발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과 임대사업 손실이 하나의 손익에 함께 반영되지만 두 기관이 분리되면 별도의 재원 이전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개발공사에서 발생한 개발이익 일부를 기금을 거쳐 자산공사에 출연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출연 비율과 시점, 개발이익이 충분하지 않은 해에 누가 부족분을 부담할지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세부적인 재무구조를 포함한 조직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로 다른 성격의 업무가 혼재돼 발생하는 이해충돌과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을 새롭게 재편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 등은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LH 역시 아직 확정된 부채 배분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조만간 구체적인 분리 방안을 포함한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정부 개혁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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