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에서는 단순한 국가 순위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갈수록 벌어지는 학력 격차를 줄이고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국가 차원의 맞춤형 지원과 재정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8일(한국시간) 전 세계 91개국 만 15세 학생 약 76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5'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과학, 수학, 읽기 전 영역에서 OECD 평균을 크게 웃돌며 38개 회원국 중 과학 1~3위, 읽기 1~9위, 수학 1~2위 등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에 처음 도입된 혁신적 영역인 ‘디지털 세계에서의 학습(컴퓨팅 문제해결력)’에서도 OECD 국가 중 2~5위를 차지하며 디지털 역량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점수 하락·하위권 급증…"상위권 순위에 가려진 경고음"
겉보기에는 화려한 성적표지만, 직전 평가인 PISA 2022와 비교해 보면 뚜렷한 학력 하락세가 확인된다. OECD 회원국 전반의 평균 점수가 하락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직전 평가 대비 평균 점수가 과학은 2점(528→526), 수학은 5점(527→522) 하락했으며, 특히 읽기 영역은 무려 14점(515→501)이나 급락했다.읽기 영역의 경우 상위 성취수준(5수준 이상) 학생은 13.3%에서 10.3%로 줄어든 반면, 하위 성취수준(1수준 이하) 학생은 14.7%에서 17.8%로 급증했다. 과학 역시 상위권(15.7%→14.6%)은 줄고 하위권(13.7%→14.2%)은 늘었다. 수학은 상위권(22.9%→23.2%)과 하위권(16.2%→18.6%) 비율이 모두 늘었지만, 하위권의 증가 폭이 더 커 학생 간 성취 격차가 뚜렷하게 확대됐다.
교육부 "포용성·공정성 OECD 평균 웃돌아…독서 교육 확대할 것"
교육부는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 학생들의 경제·사회·문화적 배경이 과학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7.7%)이 OECD 평균(11.6%)보다 낮아 교육의 공정성이 높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가정환경 등 배경과 관계없이 높은 성취를 이룬 학생 비율을 뜻하는 '포용성' 지표 역시 80.1%로 OECD 평균(65%)을 훌쩍 넘겼다.다만 하위 성취수준 학생의 증가와 읽기 점수 급락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읽기와 수학 소양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수업과 연계한 독서 교육을 활성화하고, 탐구·문제해결 중심의 수업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교총 "학교·교원 헌신적 노력 뒷받침 결과…맞춤형 개별 지원 절실"
교육 현장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포용성과 공정성이 높게 나온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정의 격차를 일정 부분 완충해 온 학교와 교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짚었다.그러나 교총은 "단순히 '상위권 유지'라는 결과에 안주해 학력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며 "국내 평가에서도 중학생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어나는 등 학력 저하 신호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 영역인 과학에서 같은 학교 안에서도 학생 간 성취 수준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점을 우려했다.
교총은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제때 지원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세밀한 진단·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꼼꼼히 살필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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