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弗 재진입] 환율도 연중 14% 등락…분기 경영전략 짜기도 버겁다

  • 원·달러 두 달 새 220원 급락…美 10년물 4.8% 육박해 조달비용 압박

  • 삼성·현대차 환율효과 수조원…기업 절반 이상 하반기 계획 수정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과 미국 국채금리가 단기간 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주요 대기업이 경영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몇 주 간격으로 거시 지표가 널뛰는 탓에 분기 단위 계획을 세우는 것도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40.5원(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연고점 대비 14% 안팎 하락한 수준이다. 

환율 변동은 기업 실적을 직접 흔드는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달러 강세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에 약 3조1000억원의 긍정적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현대차 역시 2분기 환율 효과로 매출 2조5710억원, 영업이익 2380억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뒤집어 보면 원화가 빠르게 강세로 돌아설 경우 그동안 누린 환율 수혜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재계에서는 환율의 절대 수준보다 변동 속도가 더 큰 부담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분기 계획을 짜 놓고도 몇 주 지나면 환율 전제부터 다시 손봐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시점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환율이 높든 낮든 일정 수준이 유지되면 사업계획에 반영할 수 있지만 수개월 사이 방향이 뒤집히면 판매가격과 원가, 투자 재원까지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매출과 투자 비중이 큰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전자 등은 환율과 금리 가정을 여러 시나리오로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

미 국채금리는 반대 흐름이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2일 장중 4.817%까지 올라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4일에도 4.78%를 나타냈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물가 부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금리 부담 역시 경영 계획을 흔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 국채금리는 글로벌 회사채와 대출금리의 기준 역할을 한다. 해외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 중인 삼성·SK·현대차·LG 등은 장기금리가 높아질수록 채권 발행과 차입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수익률의 기준선이 함께 올라가는 만큼 사업 시기와 규모를 다시 따져볼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조기업 2470곳을 조사한 결과 55.6%가 중동 정세 변화 이후 하반기 경영계획을 수정했다고 답했다. 판매가격·납품단가를 조정한 기업이 59.3%, 원부자재 조달 방식을 손본 곳이 56.4%로 집계됐다. 신규 투자 규모나 시점을 조정했다는 응답도 19.7%에 달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비용을 높여 AI 투자와 반도체 업황을 위축시킬 경우 한국 경제와 증시를 거쳐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금리와 환율 변동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수출기업의 실적뿐 아니라 AI 투자 수요까지 동시에 흔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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