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K코인] 국내 코인 거래 반토막…거래소 영업익 80% 급감

  • 증시 활황·투자상품 부족에 해외行…'역김프' 역대 최장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 거래대금이 1년 새 절반 넘게 급감했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투자자 관심이 증시로 이동한 데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상품 부족과 규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올해 상반기 거래대금은 3665억846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6% 감소했다. 이달 들어 감소 폭은 더욱 커졌다. 이날 기준 거래대금은 1년 전보다 79.2% 급감했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감소한 이유 중 하나는 코스피 강세다. 코스피가 연초 4000선에서 시작해 한때 9000선까지 치솟으면서 투자자 관심과 자금이 가상자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국내 시장의 낮은 투자 매력도 이탈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여전히 개인의 현물 거래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기관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졌고 무기한선물과 옵션 등 다양한 파생상품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제도의 불확실성도 투자 유인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정부의 규제 방침이 발표될 때마다 가상자산 가격과 거래량이 출렁이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제공하지 않는 상품을 거래하려는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투자 수요의 약화를 보여주는 역김치프리미엄도 장기화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24일까지 35일 연속 해외보다 국내에서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장 기록이다. 해외보다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비싼 김치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오히려 가격이 역전된 것은 국내 시장의 매수세가 그만큼 약해졌다는 의미다.

관련 분석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이동한 가상자산 규모는 약 700조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해외 이동 규모도 약 7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수치는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금액을 제외한 순유출액이 아니라 해외로 이전된 총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 간 가상자산 시세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해외 시장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량 위축은 국내 거래소 실적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매출 대부분을 거래수수료에 의존하고 있어 거래대금이 줄면 수익도 함께 감소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7% 급감했다. 같은 기간 빗썸의 영업이익은 83.4% 감소한 149억원에 그쳤다. 코인원과 코빗 역시 각각 100억~200억원대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하반기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예정돼 있어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상품이 해외보다 다양하지 않은 데다 미래 먹거리인 스테이블코인 제도 정비까지 늦어지면서 국내 시장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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