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0%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리얼미터가 24일 발표한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40.2%로 6주 연속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56.9%까지 높아졌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역전되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조사기관마다 수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민심의 경고등이 켜졌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집권 초 높은 지지율에 가려졌던 불만이 부동산과 민생 문제, 여권 내부 갈등을 계기로 한꺼번에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과 여당은 이를 일시적인 여론의 출렁임이나 야당의 공세 탓으로 돌리지 말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정 운영의 어떤 부분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때다.
그러나 민심을 경청하는 것과 여론조사 수치에 따라 국정 방향을 바꾸는 것은 다른 일이다.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정책을 뒤집고, 반발이 커질 때마다 예외를 늘리는 정부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잘못한 것은 신속히 고쳐야 하지만 국가적으로 필요한 정책의 목표와 원칙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무엇을 고치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구분해야 한다.
먼저 바로잡아야 할 것은 이른바 ‘명·청 갈등’으로 드러난 여권의 계파 정치다. 대통령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의 충돌, 친명과 친청으로 갈라진 당권 경쟁은 집권 세력이 민생보다 권력 다툼에 매달린다는 인상을 줬다. 정책과 인사를 놓고 당·청이 엇박자를 내고 서로 ‘명심’을 차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대통령이 직접 갈등을 정리하고 여당을 민생과 국정 성과 중심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잘못된 부분은 빨리 고쳐야 한다. 획일적인 대출 총량 규제로 무주택자와 생애 최초 구입자, 이주비·잔금대출 수요자까지 은행 창구에서 발을 동동 구르게 해서는 안 된다. 세제 개편도 충분한 설명과 예고 없이 내놓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면 보완해야 한다. 투기 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하지 못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드는 규제는 정상적인 정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집값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라는 방향까지 후퇴해서는 안 된다.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며 세 부담을 무차별적으로 낮추고 대출을 풀면 정부가 집값 하락을 막아줄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과도한 빚과 투기 수요가 집값을 밀어 올리는 구조를 바로잡고, 투기에는 합당한 비용을 물리되 실거주자와 무주택자는 보호해야 한다. 재건축·재개발과 도심 공급도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도록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민심의 경고를 무시해서도, 민심을 핑계로 원칙을 버려서도 안 된다. 명·청 갈등과 당·청 엇박자, 일방적인 입법 방식은 즉시 바로잡아야 할 정치적 잘못이다. 반면 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가계부채 관리, 필요한 제도 개혁은 여론이 나쁘다고 포기할 정책이 아니다. 부작용은 고치되 목표와 원칙은 지켜야 한다.
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지지율을 급히 끌어올릴 인기영합책을 찾는 것이 아니다. 여권의 권력 다툼과 국정 혼선을 정리하고, 잘못 설계된 정책은 신속히 수정하면서 필요한 과제는 국민을 설득해 추진해야 한다. 지지율은 정책을 뒤집어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성과로 회복해야 한다. 지금의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만드는 길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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