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장애를 딛고 일상을 공유해 온 유튜버 박위가 KTX에서 휠체어 낙상 사고를 당한 뒤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박위는 휠체어 이용자의 안전 문제를 알리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지만, 자신을 돕던 사회복무요원의 모습과 실수 장면을 대형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됐다.
지난 21일 박위는 KTX에서 휠체어를 타고 하차하던 중 낙상 사고를 겪었다며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영상에는 박위가 휠체어를 타고 하차용 경사로를 내려오던 중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바퀴가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사고 이후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골절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박위는 허리 통증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박위는 사회복무요원이 일부러 사고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시 상황에 대해 너무 화가 났다며 장애 정도에 따라 넘어지는 순간 팔로 몸을 지탱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한번의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박위가 실제 낙상 사고를 당한 피해자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나왔다. 이들은 "넘어진 사람이 느낀 공포까지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사람을 공격하는 것과 휠체어 승하차 과정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장애인 승객에게 제공되는 경사로와 리프트의 안전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논란이 거세지자 박위는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그는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상황이 일어난 당시 현장에서 저를 도와주시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주셨고 정중하게 사과해 주셨던 근무자님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저를 더 잘 도와주시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제가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다. 제 전달 방식이 미숙했고, 생각이 짧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노력해 주시는 모든 분들, 영상을 시청하신 시청자분들께도 깊이 사과드린다"며 "보내주신 조언의 말씀들을 새겨 성숙한 자세로 임하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매사에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을 현직 철도 기관사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의 장문 댓글이 확산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다만 A씨가 실제 철도 종사자인지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철도 기관사 A씨는 "역무 직원이나 사회복무요원분들은 그저 역에 보급되는 휠체어 리프트를 사용할 뿐이다. 혹시라도 탑승 중 리프트가 붕 뜨는 현상을 막기 위해 발로 잡아가며 업무하기도 한다"며 "이번 일 역시 고의가 아니라 리프트가 뜨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사고"라고 말했다.
이어 "탓을 하고 싶다면 안정적이지 못한 장비를 지적해야지, 왜 현장에서 애쓰는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느냐"며 "무성의한 사과문이 아니라 제대로 형식을 갖춰 사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폐 아동을 키우는 어머니라고 밝힌 작성자 B씨는 "그 친구가 평범한 복무요원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해당 영상이 또 다른 상처와 차별이 될 수 있다. 이번 일은 많이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여파는 박위의 유튜브 채널과 예정된 외부 활동에도 이어졌다. 여러 매체는 논란 이후 박위의 채널 구독자 수가 100만 명 아래로 내려가면서 '100만 유튜버' 표시를 유지하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유튜브 구독자 수는 실시간으로 변동될 수 있어 특정 시점의 수치로 봐야 한다.
또 오는 2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6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인사이트 특강' 중 박위의 강연도 취소됐다. 이어 강남문화재단이 28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배리어프리 공연 '위라클 박위의 토크콘서트'까지 취소됐다.
강남문화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6년 8월 28일 진행 예정이었던 배리어프리 공연 '위라클 박위의 토크콘서트'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됐다"며 "공연을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들께 깊은 양해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재단은 구체적인 취소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KTX 영상 논란 때문에 공연이 취소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CCTV 영상 공개 논란 직후 서울시 강연과 강남문화재단 토크콘서트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온라인에서는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비판적인 누리꾼들은 "안전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근무자가 특정되지 않도록 충분히 가릴 수 있었다","사과까지 받은 우발적 사고를 구독자 100만 명에게 공개한 것은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은 행동", "약자의 권리를 이야기하면서 또 다른 힘없는 개인을 공격 대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박위가 영상 공개 방식을 잘못 판단한 것은 맞지만 사과하고 영상을 삭제한 뒤에도 집단적으로 구독을 취소하고 강연 취소까지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 "한 번의 잘못으로 사람의 모든 활동을 막는 분위기도 경계해야 한다", "사회복무요원 보호와 장애인 이동권은 어느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박위 개인과 사회복무요원 가운데 누구의 잘못이 더 큰지를 가리는 문제를 넘어섰다. 박위는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구독자 이탈과 강연·공연 취소가 이어지면서 상당한 후폭풍을 맞게 됐다. 이제 논란의 초점은 한 개인을 향한 비난을 넘어, 휠체어 이용자와 현장 근무자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한 승하차 시스템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로 옮겨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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