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의 컨디션 관리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문제집만큼이나 건강기능식품과 에너지음료를 찾는 학생들이 늘어난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깨어 있고 집중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고 싶은 시기다.
하지만 수능을 앞둔 시기에는 몸을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평소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시험 당일 실력을 좌우하는 것은 새로운 건강법이 아니라 익숙한 생활 리듬이다.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려 하기보다 컨디션이 무너질 변수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관리법이다.
수험생들이 쉽게 기대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고카페인 음료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고카페인 음료 섭취율은 29.2%로 중학생(14.3%)의 두 배 수준이다. 학업 부담이 커질수록 카페인에 의존하는 경향도 높아지는 셈이다.
그러나 잠을 쫓는 것과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고카페인 음료는 중추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졸음을 줄일 수는 있지만 학습 능력이나 성적 향상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공부 효율까지 함께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식사도 같은 맥락이다.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새로운 영양제나 특정 식품을 더하려 하기 쉽지만,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식사와 영양 균형이다. 끼니를 거르거나 간편식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생활이 반복되면 피로가 누적되고 컨디션도 흔들리기 쉽다.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초가공식품 중심의 식습관이 아동∙청소년기부터 자리 잡으면 미량 영양소가 만성적으로 부족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아침 식사의 중요성이 꾸준히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촌진흥청이 2020년에 실시한 건강영향평가에서는 아침밥을 꾸준히 먹은 학생이 결식 학생보다 집중력이 4.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전도 검사에서도 안정·이완을 나타내는 알파파와 주의·집중력을 의미하는 베타파 모두 밥 중심의 아침 식사를 한 학생에게서 더 높게 측정됐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아침밥' 자체보다 평소 유지해 온 식사 리듬이다. 사람마다 생체리듬과 소화 능력이 다른 만큼 갑자기 억지로 아침을 챙기거나 시험 당일 새로운 식단을 시도하는 것이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시험일수록 몸이 익숙한 식사 패턴을 유지하는 편이 컨디션 관리에 유리하다.
수험 기간에는 허기를 채우는 것보다 영양 균형을 맞추는 식사가 필요하다. 등푸른 생선의 도코사헥사엔산(DHA)은 두뇌와 망막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타민B군과 비타민C는 피로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호두 역시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B1 등이 풍부하지만 지질 함량이 높은 만큼 과도한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시험이 임박했다고 잠을 줄여 공부 시간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캐나다 연구진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기공명영상(MRI) 연구에서는 수면을 며칠간 6시간으로 제한했을 때 뇌혈류가 감소하고 인지 기능도 유의하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판 수험 생활일수록 평소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 조금이라도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한체육회는 목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약간 빠르게 걷기, 맨손체조 등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몸을 무리하게 단련하기보다 중간중간 긴장을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피로를 줄이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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