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면파업에 들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세기 넘게 이어온 무분규 전통이 흔들리는 것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노조는 지난 7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17%라는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기간 연장을 권고하면서 18일 최종 조정회의까지 대화의 시간은 남았다. 이번 주 예정된 노사 실무교섭이 사실상 마지막 돌파구다.
상대방의 양보만 기다린다면 타협점을 찾기 어렵다. 회사는 경영 여건을 이유로 노동계 요구를 일축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보상안을 제시해야 한다. 노조 역시 철강 산업의 현실을 감안해 요구 수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야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포스코 경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중국의 철강 공급과잉은 글로벌 가격과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고 세계 철강 수요도 예전만 못하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상 장벽은 높아지고 있으며 탄소중립 전환 비용도 만만치 않다. 파업과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면 자동차·조선·가전·건설 등 철강을 사용하는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는다. 국내 제조업 공급망의 비용 상승과 납기 차질이 불가피하다.
노조 요구를 무조건 과도하다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경영 상황을 이유로 임금과 복지 문제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킬 순 없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생존과 근로자 처우 개선을 함께 달성할 접점을 찾는 것이다.
노조도 쟁의 찬성률을 등에 업고 파업 강도를 높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 철강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 일자리 안정성도 흔들린다. 중국과의 경쟁, 탄소중립 투자, 친환경 철강 전환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투자 여력을 약화시키는 선택은 장기적으로 노조에도 부담이다.
포스코에는 58년간 파업 없이 대화로 분쟁을 풀어온 역사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축적된 노사 신뢰를 활용할 때다. 이번 주 실무교섭에서 사측은 현실적인 보상안을 내놓고 노조는 경영 여건을 고려한 합리적 요구 수준을 제시해야 한다. 포스코의 위기는 노사 어느 한쪽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상대를 굴복시키는 승리보다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고 함께 해법을 찾는 상호 이해의 정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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