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30일 644.78까지 밀렸던 코스닥지수는 8월 10일 854.47로 마감하며 7거래일 만에 무려 32.5% 뛰어올랐다. 이 기간 매수 사이드카가 서너 차례나 발동됐고,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이 일제히 상승하는 보기 드문 장면도 연출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12%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코스닥의 반등 강도가 얼마나 가팔랐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대형 반도체주에 밀려 소외받아온 코스닥에 모처럼 훈풍이 부는 모습이어서 반가운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급등의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다. 금융당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추종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면서 관련 거래대금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여기서 빠져나온 공격적 투자 자금이 코스닥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는 기관 자금의 유입이다. 기관은 7거래일간 1조 5000억원 넘게 코스닥 주식을 사들였는데, 특히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와 바이오 업종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셋째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다.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 상향, 동전주 상장폐지 제도 도입에 이어 하반기에는 우량주와 부실기업을 가려내는 승강제까지 예고돼 있다. 여기에 그간의 급락으로 형성된 가격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코스닥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상승세가 구조적 회복의 시작인지, 아니면 일시적 수급 쏠림에 따른 반짝 반등인지가 아직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실적 부진이 저점을 지나고 있어 추세적 회복에 가깝다는 낙관론이 있는가 하면, 고위험·고수익을 좇는 개인 자금이 일시적으로 이동한 결과일 뿐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코스닥은 올해 4월 1220선을 넘었다가 최근까지 절반 가까이 추락한 전력이 있다. 변동성이 유독 큰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번 급등만으로 코스닥이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특히 이번 반등을 이끈 동력이 정책적 기대감과 단기 수급 이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레버리지 규제로 풀려난 자금이 코스닥으로 흘러든 것은 반사적 효과에 가깝고, 반도체 대형주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면 언제든 자금이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코스닥이 1000포인트를 넘어 장기적인 우상향 궤도에 올라서려면 수급에 기댄 반등을 실적이라는 단단한 기반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AI 투자 확대의 온기가 반도체 소부장으로, 신약 기술 수출 기대감이 바이오 업종으로 이어져 실제 성과로 증명돼야 시장의 신뢰가 쌓일 수 있다.
정책 당국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간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저평가를 벗어나지 못한 근본 원인은 취약한 기업 펀더멘털에 있었다. 부실기업을 걸러내는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승강제 도입은 옳은 방향이지만, 제도가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시행 과정에서의 실효성을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 우량 기업이 시가총액 상위권에 안착하고 좀비기업이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코스닥은 '냄비 장세'라는 오랜 꼬리표를 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단기간의 급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쏠린 지금이야말로 코스닥 기업들이 실적으로 화답하고, 정부는 체질 개선 정책의 속도를 높여야 할 시점이다. 반짝 반등을 추세적 회복으로 완성시키는 것은 결국 시장 참여자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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