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을 앞두고 삼계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닭고기와 인삼 등을 넣어 푹 끓인 삼계탕은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으로 꼽히지만, 누구에게나 좋은 음식은 아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만성콩팥병 등으로 나트륨·단백질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국물까지 모두 먹는 방식의 삼계탕은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삼계탕의 영양 성분은 100g당 열량 101㎉, 단백질 10.68g, 지방 4.80g, 나트륨 82㎎이다. 해당 데이터의 총 내용량은 900g으로, 실제 한 그릇을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섭취량은 크게 달라진다.
삼계탕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국물이다.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면 체내에 수분이 축적되면서 혈압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 미만, 소금으로는 5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근거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거나 평소 저염식을 권고받은 사람이라면 삼계탕을 먹더라도 국물을 전부 마시기보다는 국물 섭취량을 줄이고 소금이나 장류를 추가하지 않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낫다.
특히 삼계탕과 함께 김치나 깍두기 등을 곁들이면 한 끼 식사에서 나트륨 섭취량이 더 늘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도 삼계탕을 무조건 보양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만성콩팥병 관리에서 저염식과 적절한 단백질 섭취, 전해질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역시 만성콩팥병 환자는 상태에 따라 단백질 섭취량의 조절이 필요하며 나트륨·칼륨·인 등의 섭취 역시 개인의 신장 기능과 혈액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단백질을 지나치게 적게 먹는 것도 영양실조를 일으켜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와 섭취량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투석 여부와 신장 기능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신장질환자가 말복이라고 평소보다 많은 양의 닭고기를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삼계탕 자체만 놓고 보면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실제 식사는 밥과 반찬까지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체중을 관리하거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삼계탕 한 그릇에 밥까지 모두 먹는 식사보다는 전체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계탕을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닭고기 자체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보양식이니까 많이 먹어도 된다'는 생각이다.
말복 삼계탕에서 영양뿐 아니라 위생도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복날 삼계탕을 먹을 때 캠필로박터 제주니와 살모넬라 등 식중독균에 주의해야 한다고 안내해 왔다. 특히 닭고기를 조리할 때는 충분히 익히고, 생닭을 손질한 뒤에는 다른 식재료나 조리도구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등 교차오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집에서 삼계탕을 만들 경우 생닭을 씻는 과정에서 주변 싱크대나 조리도구에 균이 튈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조리한 닭고기는 속까지 충분히 익혀야 한다.
결국 삼계탕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많이 먹을수록 좋은 음식'은 아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만성콩팥병 등으로 나트륨·단백질 섭취를 조절하고 있다면 평소 식사 원칙을 무시한 채 말복이라는 이유로 과식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와 상담해 식단을 관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질환과 검사 결과에 맞는 섭취량을 우선하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사람 역시 국물과 소금 섭취를 줄이고 전체 식사량을 조절하면 삼계탕을 보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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