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美 무기 재고 급감과 동북아 안보 공백, 자강(自強)의 길 찾아야

  • 오발사고 막겠다며 빈총으로 경계근무, 안팎으로 기본 무너져

In this file photo taken on Oct 22 2012 two Patriot missile batteries are deployed on a field close to Atlit on the outskirts of Haifa Israel AFP-Yonhap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보유량이 전체의 절반 수준인 1700기 미만으로 떨어지며 동북아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이 장기화되면서 핵심 방공 체계인 패트리엇 미사일 보유량이 절반 수준인 1700기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사드(THAAD) 역시 재고가 80% 이상 소진된 것으로 파악돼 미 군 당국이 출구 전략 모색과 함께 비상 재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미 방산업계 생산 능력을 감안할 때 소모된 무기를 원상 복구하는 데 최소 2~3년 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국방부가 감시·방공 자산을 중동으로 재배치하면서 한반도 방위의 핵심 축인 주한미군 방공망에 심각한 빈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패트리엇과 사드는 한국군의 천궁-Ⅱ 등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저지하는 한·미 연합 방공망의 필수 자산이다.

단순한 무기 재고 부족 사태가 아닌 향후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방공망 공백을 틈타 연일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아가 동북아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던 미 항공모함 전단과 해병대 전력이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재래식 억제력마저 흔들리고 있다. 미사일 비축량 고갈이라는 약점을 파악한 대만해협에서의 중국의 군사적 행동이나 북·중·러 밀착 행보를 자극할 우려마저 커졌다.

미국의 글로벌 방위 공약이 물리적 한계에 봉착하자 한국과 일본 내에서는 비핵 전력을 통한 방어 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자체 핵무장론까지 힘을 받는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우리 군 내부에서는 오발 사고를 막하겠다며 장병들에게 실탄도 없이 ‘빈 총’을 들려 경계근무를 서게 해 지휘관이 직무 배제된 황당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밖으로는 동맹의 방위 공약과 무기 재고가 고갈되는 안보 위기 속에서 안으로는 군의 기본인 경계 태세마저 무너진 것이다.

국가 안보의 기본과 원칙은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자강(自強)’에 있다. 미군의 무기 재고 고갈과 우리 군의 안일한 실태는 한·미 동맹이 지닌 물리적 한계와 자주 국방의 시급함을 정면으로 보여준다. 그동안 우리는 미국의 확장억제와 방위 공약이라는 그늘 아래 안주하며 스스로의 안보 기강을 해이하게 방치해 온 측면이 없지 않다.

안보는 사후약방문식 처방이 통하지 않는다. 동맹국의 무위에 기대는 미온적·소극적 안보 대응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국익을 지킬 수 없다. 정부는 한·미 연합 방위 체계의 연쇄 동요를 좌시하지 말고, 미군 전력 재배치에 따른 방공 공백에 대해 미국 측에 명확한 대체 전력 확보를 한층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군 내부의 흐트러진 기강을 철저히 재정비함과 동시에 독자적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KAMD) 고도화 및 천궁-Ⅱ·L-SAM의 조기 대량 양산 및 배치를 과감하게 추진하는 단호한 국방 리더십이 절실하다.

정부와 군 당국이 안보 위기 앞에서 확실하고 압도적인 대처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민적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말뿐인 경고를 넘어 실질적인 징벌적 억제 능력을 시급히 확보하고, 대외 불확실성을 완화할 강력하고 주도적인 안보 외교를 펼쳐야 한다.

유동적인 국제 정세와 동맹의 한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길은 외부의 우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확실히 지키겠다는 국가적 의지와 단호한 결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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