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협상 압박 수위를 다시 높이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반기 물류비 부담 완화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는 3분기를 해상운임 정점으로 보고 4분기부터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중동 긴장이 다시 커지면 선사 할증료와 전쟁위험 보험료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좋은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외신과 국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소했던 대규모 공습 가능성도 다시 거론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과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란은 공식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미국 측 설명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안정적으로 전면 개방하는 합의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가전업계는 중동 리스크를 물류비 변수로 보고 있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제품은 항공보다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다. 선박이 위험 해역을 우회하거나 보험료가 오르면 완제품 운송비가 곧바로 늘어나는 구조다.
LG전자는 이미 하반기 운임 부담이 상반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봤다. LG전자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동 분쟁과 중국발 물동량 증가가 겹치며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하반기 해상운임 비딩 과정에서 선사들의 운임 인상 요구가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LG전자는 해상운임이 3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부터는 선복 공급 증가와 글로벌 물동량 둔화, 선사 재협상 효과가 반영돼 전년 동기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중동 정세가 추가로 악화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린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란 협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공습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선사들이 위험 해역 운항 비용을 낮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쟁위험 보험료와 긴급 할증료가 유지되면 LG전자가 예상한 4분기 운임 안정 시점도 뒤로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삼성전자는 호르무즈 사태에 따른 현재 추가 운임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TV와 생활가전은 제품 부피가 커 해상운송 비중이 높다. 운임 상승은 MX나 DS보다 VD·DA 등 완제품 사업의 비용 부담으로 먼저 나타날 수 있다.
과거 홍해 사태는 물류비가 실적 변수로 커질 수 있다는 전례를 남겼다. 2024년 삼성전자의 연간 물류비는 2조9602억원으로 전년 1조7216억원보다 71.9% 늘었다. 같은 기간 LG전자 물류비도 2조6644억원에서 3조1109억원으로 16.7% 증가했다. 홍해 지역 불안과 우회 운항, 해상운임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됐다.
이번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변수다. 호르무즈는 원유 수송로로 주로 거론되지만 해상 물류시장 전체의 위험 프리미엄을 키우는 요인이다. 해운사들이 위험 지역 운항을 줄이거나 우회하면 선복이 묶인다. 보험료와 할증료가 붙으면 전자업체의 운송 계약 조건도 불리해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기 운송 계약, 선사 재협상, 내륙 운송 효율화 등을 병행해왔다. LG전자도 콘퍼런스콜에서 기본 운임 조건 개선, 내륙 운송 구조 개선, 창고 운영 최적화로 물류비 상승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동 협상 결과는 3분기 이후 운임 흐름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을 유보하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이란과의 합의가 확인되기 전까지 해상 물류시장의 위험 프리미엄은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은 제품 단가 대비 물류비 민감도가 큰 품목"이라며 "호르무즈 긴장이 장기화하면 선사들이 운임을 먼저 낮추기 어렵고 제조사들의 하반기 비용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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