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이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전임상 플랫폼을 구축해 신종 감염병 치료제와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는 연구에 나선다. 후보물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임상시험 이전 단계에서 예측·검증해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남기택 교수 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6년도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인공지능바이오 분야 신약단) 신규 과제에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과제명은 '차세대 감염병 대응 데이터-실증 연계형 패스트트랙 시스템 구축 및 전임상 플랫폼 운영'이다. 연구팀은 올해 7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4년 6개월간 총 108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연구팀은 감염병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필요한 전임상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AI 기반 예측과 실제 전임상 실험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디지털 전임상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후보물질의 약동학과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 데이터를 표준화해 데이터 밸류체인(DVC) 기반의 수집·정제·분석 체계를 마련하고 AI 학습이 가능한 전임상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한다.
플랫폼은 AI가 후보물질의 약동학과 체내 분포, 독성, 유효성, 면역원성을 먼저 예측한 뒤 실제 전임상 실험 결과와 비교·검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치료제 후보물질은 약물 노출과 체내 분포, 독성 가능성을 분석해 임상 진입 가능성을 평가하고, 백신 후보물질은 면역원성과 면역반응을 분석해 개발 가능성을 예측한다.
또 전임상 데이터와 생리학적 파라미터를 활용한 AI 기반 임상중개 시스템도 구축한다.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임상에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해 후보물질의 우선순위를 제시하고 후속 개발 전략 수립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정수진 교수는 감염병 임상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임상 연구 결과의 임상 연계 가능성을 검토하고 치료제·백신 개발 전략 수립에 참여한다.
연구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1단계(2026~2028년)에서는 감염병 치료제·백신 관련 신규 데이터셋 확보와 AI 기반 데이터 인프라, 감염병 대응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어 2단계(2029~2030년)에서는 치료제와 백신 후보물질 실험 데이터를 활용해 플랫폼을 검증하고, 대형언어모델(LLM)과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전임상 예측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신약개발은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사업이다. 연구팀은 이번 플랫폼 구축으로 신종 감염병 발생 시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유효성·안전성 평가, 임상 진입 가능성 예측까지 이어지는 의사결정 과정을 단축하고, 구축된 전임상 데이터와 AI 모델을 국가 바이오 데이터 인프라와 연계해 공공 연구 기반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남기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임상 데이터와 AI 예측, 실험 검증을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로 연결하는 새로운 감염병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치료제와 백신 후보물질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디지털 전임상 플랫폼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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