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9일 덕수궁 돌담길 일대와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 열리는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는 단순한 종교행사가 아니다.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까지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문화축제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미리 체험하고 공감하는 '예행연습'이자, 한국 가톨릭의 역사와 영성, 문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WYD를 서울 시민의 축제로"
이번 박람회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주최 측은 행사 목표를 △한국 가톨릭 문화 소개 △서울시민과 해외 방문객 참여 확대 △신자와 비신자가 함께하는 문화교류의 장 마련으로 설정했다.
특히 세계청년대회가 특정 종교행사가 아니라 세계 청년과 도시가 함께 만드는 국제 문화축제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상 방문객도 이틀 동안 약 1만명이다.
덕수궁 돌담길이 '다소니길'로 변신
박람회의 핵심 공간은 덕수궁 돌담길이다. 행사 기간 돌담길은 순우리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는 '다소니'길로 꾸며진다. 이곳에서는 48개 수도회, 9개 신심·사도직 단체, 청년 공동체 등이 직접 시민들을 만나 각자의 영성과 사도직 활동을 소개한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전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수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가톨릭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또 '진리·사랑·평화'를 주제로 한 레이어드 스탬프 투어를 통해 행사장 전체를 하나의 체험형 미션 공간으로 구성했다.
묵주팔찌 만들고, 수도자와 커피도 마신다
이번 박람회의 특징은 '체험'이다. 문화체험존에서는 묵주팔찌 만들기, 나노블록 십자가 제작, 캘리그라피, 타투 스티커, 양말목공예 등을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보케이션(Vocation) 카페'다. 청년들이 수도자나 부부와 함께 차를 마시며 삶과 신앙, 진로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소규모 대화 프로그램이다. 강의가 아니라 대화라는 점에서 기존 종교행사와 차별화된다.
가장 상징적인 프로그램은 화해공원이다. 이곳에서는 자신을 돌아보는 묵상길,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고해성사, 평화의 비둘기 메시지 등을 통해 '화해'를 하나의 체험으로 구현한다. 종교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평화를 생각해보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행사 첫날에는 정순택 대주교가 참석해 화해공원 축복식과 시작 말씀 전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연도 클래식 아닌 '청년 문화'
문화공연도 눈에 띈다. 8일과 9일 오후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는 수도회와 청년 공동체가 참여하는 공연이 이어진다.
밴드, 중창, 부채춤, 현대무용, 퍼포먼스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찬미부 브릴란떼가 사회와 오프닝 공연을 맡고, 성가소비녀회, 사랑의 씨튼 수녀회, 성바오로 수도회, 꿈나무마을 남성중창단, 베트남 공동체 등 다양한 공동체가 무대에 오른다.
'You Raise Me Up', 'Amazing Grace', '아리랑' 등 친숙한 곡들도 준비돼 종교를 넘어 문화공연으로 즐길 수 있다.
왜 지금 가톨릭문화박람회인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 100만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천주교 역사상 최대 국제행사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사전행사가 아니라 서울이 세계 청년들을 맞이하기 위한 첫 번째 시민참여 프로젝트다.
행사의 주인공도 성직자가 아니라 시민과 청년들이다. 덕수궁 돌담길이라는 서울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공간에서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자만의 행사가 아니라 서울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 모두가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열린 문화축제를 지향한다.
주목해야 할 의미
이번 가톨릭문화박람회의 가장 큰 의미는 '선교'보다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다. 과거 종교행사가 신앙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박람회는 문화와 예술, 체험을 통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가톨릭을 만나는 방식을 선택했다.
덕수궁 돌담길이라는 개방된 공간에서 수도자와 시민이 대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공연을 즐기며, 청년들이 자신의 진로와 삶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지향하는 '열린 교회'의 모습을 미리 보여준다.
세계청년대회까지 이제 1년 남았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서울이 세계 청년들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했다는 첫 번째 신호이자, 가톨릭이 시민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새로운 문화 실험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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