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는 증시 대기자금…한 달 새 예탁금 16조 증발·신용융자 하루 3.2조 청산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 및 증시자금추이 표금융투자협회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 및 증시자금추이. [표=금융투자협회]

8월 들어서도 증시 불안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이달 첫 거래일인 3일 코스피는 5% 넘게 하락하며 전 거래일(7월 31일) 급등 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이른바 '롤러코스터 장세'에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극에 달한 모습이다.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 예탁금과 신용공여 잔고도 급격히 줄었다. 하룻밤 사이 3조원이 넘는 신용융자 잔고가 청산되고 대기 자금이 이탈하면서 증시의 체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104조13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 초(120조8367억원) 대비 15조9483억원(13.3%)이 급감한 규모다. 지난 6월 4일 기록했던 연고점(139조6948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35조5594억원(25.5%)이 증발하며 100조원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레버리지 자금의 청산 폭풍도 거세다. 7월 31일 기준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9350억원으로 전날(32조1531억원) 대비 단 하루 만에 3조2181억원(10%) 폭락했다. 7월 초 37조7922억원에 달하던 신용 잔고는 한 달 새 8조8572억원이 상환되며 20조원 대로 주저앉았다. 

시장별로는 지난 3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만에 2조6681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5501억원의 신용 잔고가 사라졌다. 주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강제 반대매매와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한 손절매 상환이 쏟아진 결과다. 고위험 거래 지표인 위탁매매 미수금도 1조6615억원을 기록했고 이 중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220억원으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7.1%에 달했다.

이처럼 대기 자금 고갈과 신용 청산으로 수급 체력이 약화된 가운데, 8월 첫 거래일에도 증시 변동성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8.00포인트(5.12%) 내린 6257.45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폭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대외 불확실성 여파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8429억원, 1조947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역대급 규모인 4조653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급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7.59포인트(2.44%) 오른 737.35에 마감했다. 장중 급등세가 이어지며 오전 10시 28분경 코스닥150 선물가격 상승(6.41%)에 따라 올해 29번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자금이동을 단순한 위험선호 심리의 위축으로만 단정지을 수 없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급락장에서 반대매매 규모가 줄어든 것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의 완료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며 기존 신용 투자자들이 고위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단순 수익률은 평균 -70%에 달하지만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손익률은 -10% 전후로 실제 손실이나 청산 규모는 크지 않다"며 "여전히 높은 거래량과 생각보다 작은 손실 폭을 감안하면 하락장 속에서도 개인들의 위험선호 심리 자체가 꺾였다기보다는 레버리지 투자의 수단이 바뀐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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