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개인 자산 1조달러를 넘어섰던 일론 머스크의 재산이 한 달여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7일 머스크의 자산을 6957억달러(약 1019조원)으로 집계했다. 지난달 16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 1조 4500억달러(약 2125조원)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7543억달러(약1106조원)가 감소한 수치다.
머스크는 지난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에 "(전직) 조만장자"라는 글을 올렸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1조달러 아래로 내려온 자신의 자산 상황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가 지난달 증시에 입성하면서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 자리에 올랐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12일 기업공개를 통해 750억달러를 조달했고,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약 2조 100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당시 스페이스X 주가는 공모가 135달러보다 19% 높은 16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회사 가치가 급등하면서 스페이스X 지분을 대량 보유한 머스크의 자산도 약 1조 1000억달러로 늘었다. 이후 주가가 225달러를 넘어서면서 포브스가 추산한 머스크의 재산은 약 1조 40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상장 초기의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스페이스X 주가는 27일 113.50달러로 거래를 마쳐 상장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09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상장 후 기록한 최고가 225.64달러와 비교하면 약 50% 하락했으며, 공모가 135달러도 밑돌았다.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약 1조 5000억달러로 내려왔다.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 가운데 하나지만, 상장 직후 시장이 기대했던 가치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이 사라진 셈이다.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의 높은 기업가치와 대규모 인공지능 투자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우주·위성통신 사업뿐 아니라 인공지능 사업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당장 발생하는 비용에 비해 인공지능 사업이 언제부터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주가를 압박했다.
로이터통신은 스페이스X 주가 약세에 AI 투자를 위한 차입 부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일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은 기업공개 이후 이달 21일까지 장부상 약 155억달러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머스크의 또 다른 핵심 자산인 테슬라 주가 하락도 재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는 지난 23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약 14% 급락했다. 분기 매출은 시장 전망을 웃돌았지만 조정 주당순이익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고, AI와 로봇·자율주행 사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 부담이 부각됐다. 당시 하루 동안 줄어든 머스크의 재산만 약 186억달러로 추산됐다.
다만 머스크의 재산 7000억달러가 실제 현금을 잃거나 지출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억만장자의 순자산은 보유 주식과 비상장 지분 등의 평가액을 토대로 계산된다. 머스크의 재산 대부분도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자신이 이끄는 기업의 지분으로 구성돼 있다. 주가가 오르면 재산이 늘고, 주가가 떨어지면 보유 지분 가치도 즉시 감소한다.
막대한 재산 감소에도 머스크는 여전히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포브스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에서도 머스크는 27일 기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이스X는 다음 주 상장 이후 첫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실적과 함께 스타링크·우주 발사 사업의 성장성, AI 투자 계획, 향후 자금 지출 규모에 관한 머스크의 설명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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