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2패에 그치며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의 조별리그 탈락이다. 아울러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34위라는 역대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결국 홍 감독은 월드컵 실패의 책임을 안고 지난달 29일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02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공식 선임된 지 717일 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202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보장됐던 계약 기간도 끝내 채우지 못했다. 당시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자진 사퇴하자 곧바로 축구협회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홍 감독 선임 당시 제기됐던 절차적 정당성 훼손과 '밀실 행정'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듯 당시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 상태였다. 특히 새 사령탑을 검증해야 할 전력강화위원회가 제 기능을 상실했다.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은 면접 절차 없이 홍 감독을 후보 1순위로 추천했고,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는 늦은 밤 홍 감독 자택 근처로 찾아가 참관인이나 사전 질문지 없이 단독 면접을 진행했다. 축구협회가 내부 규정을 무시한 채 주먹구구식 행정을 강행했다는 거센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축구협회 운영 실태와 감독 선임 과정을 집중 점검하기 위한 청문회를 개최한다. 문체위는 지난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당초 22일로 예정됐던 청문회 일정을 오는 30일로 연기해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여야 원 구성 협상에 진전이 있는 만큼 여야 위원이 모두 참여해 국민적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태국 2부 리그 감독으로 부임한 박항서 전 축구협회 부회장은 현지 일정상 서면 답변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또한 참고인으로 채택된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과 박주호, 이영표 위원 등도 불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와 행정의 혼란 속에 치러진 월드컵 참사의 여파는 한국 축구의 국제 무대 평가 추락으로도 직결됐다. FIFA가 21일 발표한 2026년 7월 세계 랭킹에 따르면 한국은 랭킹 포인트 1558.72점을 기록하며 32위까지 밀려났다. 월드컵 개막 전 25위에서 무려 7계단이나 하락한 수치다.
FIFA 랭킹은 경기 결과에 따른 포인트 산정 시 대회별 가중치를 부여한다. 월드컵 본선 무대는 가중치가 가장 큰 대회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패배하며 막대한 랭킹 포인트를 상실했다.
한국이 FIFA 랭킹 3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21년 12월(33위)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일본(17위), 이란(22위), 호주(28위)에 이은 4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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