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기록적인 폭염이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는 가운데 미국 사막도시 피닉스의 대응 방식이 폭염 시대의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어컨 접근성을 높이고 냉방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통해 폭염 사망자를 줄인 사례가 다른 국가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BBC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마리코파 카운티의 폭염 대응 정책을 소개하며 "세계가 이 지역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고 보도했다.
올여름 미국과 유럽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큰 인명 피해를 겪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6월 말 폭염 기간 초과 사망자가 2025명 발생했고,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5월 이후 이어진 폭염으로 2700명 이상이 폭염 관련 원인으로 숨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에서도 독립기념일 연휴였던 지난 4일 주말 최소 44명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폭염이 과거와는 성격 자체가 달라졌다고 진단한다. 낮 기온뿐 아니라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인체가 열을 식히고 회복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피닉스가 위치한 마리코파 카운티는 비교적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지역의 폭염 관련 사망자는 2023년 64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에는 405명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정책 변화가 감소세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은 에어컨 접근성 확대였다. 폭염 사망자의 상당수가 저소득층이나 노숙인이었던 만큼 냉방센터 운영 시간을 대폭 늘려 일부 시설은 24시간 개방했고,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주민에게는 에어컨 수리와 교체 비용도 지원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피닉스는 2021년 세계 최초로 '폭염 책임관(Heat Officer)'을 임명한 도시이기도 하다. 폭염 대응 정책을 총괄하고 정부 부처 간 협력을 조정하는 전담 조직을 만든 것이다. 마리코파 카운티 최고 의료책임자는 "우리는 폭염이 매년 반복될 문제라는 사실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도 예측 가능한 연례 재난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마리코파 카운티에서는 올해도 7월 11일 기준 폭염 사망자 23명이 확인됐으며, 추가로 282건이 조사 중이다. 이 수치가 확정되면 지난해보다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을 단순한 보건 문제가 아니라 사회기반시설과 경제를 함께 위협하는 복합 재난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극심한 더위로 도로가 파손되고 항공편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도시의 대응 체계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BBC는 전문가의 말을 빌려 "이제는 과거의 폭염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는 시대가 끝났다"며 "앞으로 5~10년 뒤 닥칠 더위를 기준으로 도시를 설계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도 덥다고 느낀다면 앞으로는 더 뜨겁고 더 오래 지속되는 폭염이 이어질 것이며, 기온 기록은 세계 곳곳에서 매년 새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