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도정 계승한 박수현 지사…'힘쎈충남' 간판·집기·1호차 그대로 쓴다

  • 도정 비전 간판 철거 최소화…13년 된 집무실 집기·8년 운행 관용차도 계속 활용

  • "지난 도정도 충남의 역사"…실용 행정으로 수억 원 교체 비용 절감

내포정류소 쪽 입체간판사진충남도
내포정류소 쪽 입체간판[사진=충남도]


민선 9기 충남도가 전임 도정의 흔적을 지우기보다 계승하는 길을 택했다.

민선 8기 도정 비전인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간판을 그대로 유지하고, 13년 넘게 사용한 집무실 집기와 8년째 운행 중인 도지사 관용차도 계속 활용하기로 했다.

도정의 연속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불필요한 예산 지출을 줄이겠다는 실용 행정이 첫 도정 운영부터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청 북측 지하주차장 입구와 내포신도시 고속·시외버스 정류장 인근에는 민선 8기 도정 비전인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입체 간판이 지금도 그대로 설치돼 있다.
 

내포신도시의 관문인 홍북터널 양쪽 상단의 대형 입체 간판도 철거하지 않았다.

 

도청사와 사업소, 도로변 등에 설치된 도정 비전 간판·구조물·표지판·시트지 72개 가운데 현재도 '힘쎈충남' 문구를 유지하고 있는 시설은 7개다.
 

민선 9기 '통(通)하는 충남'이 출범한 지 보름이 다 되어가지만, 전임 도정의 비전과 새 도정의 비전이 함께 사용되는 모습은 전국적으로도 이례적이다.
 

이는 박수현 지사가 강조해 온 '전임 도정 계승'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박 지사는 취임 전 인수위원회인 '통(通)하는 충남 준비위원회' 종합보고회에서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도 좋은 문구 아니냐"며 간판 교체를 최소화하고 홍북터널 등의 입체 간판은 그대로 두자고 제안했다.
 

취임사에서도 같은 뜻을 밝혔다.
 

박수현 지사는 지난 1일 "1995년 시작된 민선 충남도정은 지역 발전을 위한 피땀 어린 노력의 역사"라며 "양승조 전 지사의 '복지충남'과 김태흠 전 지사의 '힘쎈충남' 역시 당시 도민의 요구에 응답한 도정인 만큼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 또한 지난 도정을 계승해 새로운 충남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도정 계승은 집무 환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박 지사는 집무실과 접견실, 휴게실의 책상과 회의 테이블, 의자 등 집무용 의자 2개를 제외한 모든 집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집기는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2012년 일괄 구입한 뒤 13년 6개월 넘게 사용 중이다. 민선 7·8기 동안에도 필요한 집기 26개만 추가 구입했으며, 현재 모두 63개의 집기가 배치돼 있다.
 

도는 사용 과정에서 파손된 집기를 도지사 장기 출장 기간 등을 활용해 수리·보수하며 계속 활용하고 있다.
 

도지사 전용 '1호차'도 교체하지 않았다.
 

현재 사용하는 차량은 2018년 7월 등록된 승용차로, 민선 7기와 민선 8기에 이어 민선 9기에서도 그대로 운행 중이다.
 

이와 함께 기존에 제작한 '힘쎈충남' 도정신문 포장 비닐도 폐기하지 않고 약 두 달간 모두 사용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전임 도정의 비전이 담긴 간판을 성급하게 철거하지 않은 것은 도정의 연속성과 충청의 넉넉한 문화를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며 "집무실 집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예전 형님의 물건을 동생이 물려받아 쓰던 미풍양속처럼 아끼고 이어 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정 비전 간판 철거와 재설치에만 수억 원이 들고, CI까지 전면 교체하면 약 30억 원 안팎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시설과 물품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상당한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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