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6명 숨진 슈아이바항 참사…생존자들 "지휘부, 이란 공격 경고 무시"

  • 드론 방어체계 요청 거부·부상자 후송도 차질…군 조사엔 징계·책임자 특정 빠져

이란 샤헤드 드론 사진AP
이란 샤헤드 드론 [사진=AP·연합뉴스]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미군 6명이 숨진 쿠웨이트 슈아이바항 참사를 두고 현장 생존자들이 군 지휘부가 사전 경고를 무시하고 부실한 대응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군은 해당 시설에 다층 방어체계가 구축돼 있었으며 지휘부도 공격 직후 병력 대피를 지원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슈아이바항 공격 생존 장병과 현장 목격자, 군 조사 내용을 아는 관계자 등 17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공격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난 3월 1일 발생했다. 이란의 샤헤드 자폭 드론 한 대가 슈아이바항 내 미 육군 제103원정지원사령부 작전센터 중앙을 타격하면서 장병 6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다쳤다.

생존 장병들은 클린트 반스 준장과 그의 상급자인 존 힌슨 소장이 슈아이바항이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정보 당국의 경고를 사전에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부대가 실시한 초기 병력 보호 평가에서도 슈아이바항에는 샤헤드 드론을 격추할 방공체계와 상부 방호시설이 부족해 병력을 배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병사가 육군 감찰관실에 제출한 민원에도 슈아이바항에 어떤 병력도 배치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장병들에 따르면 두 장성은 지난해 12월 슈아이바항의 취약점과 해당 시설이 이란의 공격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는 내용의 기밀 브리핑을 받았다. 하지만 미군은 중동 지역의 대형 기지에 집중된 병력을 분산하기 위해 슈아이바항에 부대를 배치했다.

부대는 공격 전 차량 탑재형 드론 방어체계인 '이글스(EAGLS)'를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자산 부족을 이유로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장병은 부대가 개인화기나 공용화기 없이 슈아이바항으로 이동했다고도 주장했다.

공격 당일에는 장시간 이어진 경보로 지휘부와 장병들의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었다. 오전 4시30분께 대피 경보가 울린 뒤 장병들은 4시간 넘게 벙커에 머물렀다. 일부는 공식적인 안전 확인 통보가 내려지기 전 업무를 위해 작전센터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장병들은 오전 9시께 안전 확인 경보가 발령됐다고 증언했다. 다만 후속 조사에서는 캠프 아리프잔에 관련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여러 경보가 동시에 발령돼 기록이 누락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약 30분 뒤 샤헤드 드론이 건물로 급강하했다. 드론이 작전센터 중앙을 타격하면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고 금속과 유리 파편이 실내에 있던 장병들을 덮쳤다.

생존자들은 공격 직후 반스 준장이 방탄조끼와 헬멧을 챙긴 뒤 인근 벙커로 대피했으며, 건물에 남은 장병 구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스티븐 램스보텀 소령은 "우리는 그곳에 남아 모든 사람이 빠져나왔는지 확인했다"며 두 장성을 시신과 부상자 후송 과정에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 육군 중부사령부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사령부는 지휘부가 "즉각 현장 병력의 대피를 지원하고 초기 인원 현황을 파악한 뒤 자신들의 부상으로 후송됐다"고 밝혔다. 힌슨 소장은 외상성 뇌손상과 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후송과 치료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생존자들은 공격 직후 부대 차량을 직접 운전해 쿠웨이트시티 병원으로 이동했으며, 상당수는 뇌손상이나 내부 부상에 대한 검사 없이 독일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의료 후송자가 아닌 일반 탑승자로 비행기 탑승 명단에 기재되면서 독일 란트슈툴 지역의료센터에서도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중부사령부는 모든 부상 장병에게 신체·심리 치료와 외상성 뇌손상 검사가 지속적으로 제공됐다고 해명했다.

생존 장병들은 군의 내부 조사도 지휘부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아는 미 당국자는 현재 보고서에 징계 조치나 책임자를 특정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육군 중부사령부는 슈아이바항이 작전계획에 따라 선정됐으며 충분한 벙커 공간과 드론·미사일에 대응할 다층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공격 전 정보 경고와 방어능력에 대한 별도의 기밀 조사도 완료했지만 해당 결과는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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