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 검찰 보완수사로 해결된 80대 문맹 노인 절도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여성 중심의 진보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힘없는 피해자들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법무부가 제작한 한 사례집이 확산했다. 공개된 사례집에는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종결했던 사건을 검찰의 보완수사로 뒤집어 피의자를 구속기소한 과정이 담겨 있다.
법무부가 소개한 사례에 따르면 40대 가사도우미 A씨는 문맹인 80대 여성의 통장과 현금카드를 이용해 수십 차례에 걸쳐 약 1억3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는 뒤늦게 돈이 사라진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당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검찰은 보완수사에 착수해 세 가지 의문점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문맹인 피해자가 혼자 ATM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인출과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지, 인출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지 않은지, 빠져나간 돈의 최종 흐름이 어디인지 등이다.
검찰은 A씨와 가족들의 계좌를 추적해 피해자의 돈이 흘러간 정황을 확인했고, 피해자와 함께 은행을 방문해 ATM 사용 능력을 직접 확인했다. 또 피해자와 A씨를 각각 조사하는 과정에서 인출 시점 등에 대한 A씨 진술의 모순도 확인했다.
결국 검찰은 A씨를 절도 및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해당 게시글이 공개되자 진보 성향의 여성 중심 커뮤니티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가 빗발쳤다.
한 누리꾼은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거래내역이 피해자 명의로 찍혔으니 더 이상 수사할 수 없다', '부주의했던 피해자 책임도 있다', '법이 그렇다'는 말만 듣고 사건이 종결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검찰의 보완수사가 사실상 마지막 구제 절차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또 다른 누리꾼은 "보완수사권 폐지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오히려 일반 시민과 여성들"이라며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경찰은 중상해 혐의 중심으로 사건을 넘겼지만 이후 검찰 보완수사를 거쳐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됐다"며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훨씬 낮은 형량으로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면 사실상 이를 다시 들여다볼 장치가 사라질 수 있다"며 "정치적 입장을 떠나 견제 장치는 남겨둬야 한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보완수사권은 최후의 안전망이다", "검찰을 무조건 없앤다고 정의가 실현되는 건 아니다", "권력은 서로 견제해야 한다", "사법 시스템은 감정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으로 운영돼야 한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보수 성향인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서로 견제하는 구조가 맞다", "폐지부터 하고 문제 생기면 고치자는 건 너무 위험한 발상", "정치 논리보다 국민 피해부터 생각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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