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광주일고의 품격과 보훈의 역할

지난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광주제일고등학교 강당에서 배재고 야구부 선수왼쪽가 광주일고 야구부 선수에게 사과문을 전달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광주제일고등학교 강당에서 배재고 야구부 선수(왼쪽)가 광주일고 야구부 선수에게 사과문을 전달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월 정신의 핵심 가치는 배제가 아닌 포용에 있습니다. 학생들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성찰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 합니다.”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 기념재단은 지난 9일 전남광주특별시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 조롱’ 응원 구호로 6개월 출전정지 중징계를 받은 배재고 야구부를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 단체는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보여준 진심 어린 성찰과 변화의 의지를 헤아려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2026년의 6월은 현재 한국 사회가 어디쯤 서 있는지 보여줬다. 개인 또는 일부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만들어낸 한 단면이었다.
 
예컨대 야구 한 경기를 치를 때도 위기는 수차례 온다. 실수도 여러 번 한다. 중요한 것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 실수를 통해 어떤 것을 배웠느냐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치른 경기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5·18 조롱 응원 구호를 외쳐 공분을 샀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청룡기 대회 남은 경기를 배재고 몰수패로 의결하고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배재고 야구부 36명 전원은 사건 발생 7일 만인 지난 6일 광주일고를 찾아 진심으로 사과했고 광주일고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배재고 주장 A군은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들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광주일고 선수들과 학부모님, 광주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광주일고 선수단 대표 B군은 “저희도 다른 팀에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대에 대한 조롱과 비하 응원을 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학생들과 어른들의 몫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잘못 이끈 건 어른의 책임”이라며 “저도 이번 일을 계기로 저를 되돌아보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국민의 호국·보훈의식과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했다. 6월 말에 벌어진 이번 일은 보훈의 역할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국가보훈부의 역할 중 하나는 보훈 자산과 역사 인식을 미래 세대에 알리고 전승하는 것이다.
 
보훈부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추진 중인 ‘제6차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 4대 전략 중 하나가 ‘국민과 함께 기억하는 보훈문화다’다. 이를 위해 △독립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 △세대통합 보훈문화 확산 △보훈 단체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교육의 중요성은 이번 사태로 얻은 소중한 교훈이다. 보훈부는 중·고생 등 학생과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탐방코스를 운영해 보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 제공하고 있으며, 상하이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중국 지역 답사도 진행했다. 지역별 현충 시설을 이용한 교육 확대도 필요하다.
 
또한 보훈부는 본부와 소속·산하기관 등에 분산되어 있던 각종 영상과 전시, 교육자료 등 보훈문화 관련 자료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보훈문화 종합 포털’을 구축해 지난 5월 11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상의 한 걸음은 보훈의 큰 울림이 된다. 지난 6월 초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코리아 메모리얼 페스타’는 미래 세대가 보다 친근하게 보훈을 접할 수 있도록 음악·음식 등 K-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보훈문화제다. 관람객 즁 대부분이었던 10·20대가 공연과 이벤트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훈문화를 접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일상에 스며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6월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지속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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