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신설이라는 사법 기틀의 변화 속에서, 여야 간의 극단적인 대치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조차 부작용을 염려하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사회 각계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폐지를 찬성하는 측은 수사와 기소의 전면 분리가 ‘검찰 권력 남용 방지’라는 개혁의 대원칙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라고 주장한다. 검사가 기소권을 쥔 상태에서 보완수사권까지 행사하는 것은 사실상 직접 수사의 통로를 열어두는 것이며, 이를 차단해야만 무소불위의 검찰 조직을 개혁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폐지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수사 구조의 공백과 사법적 통제 불능을 경고한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사라지면 경찰 수사의 오류나 미진한 부분을 법원의 재판 단계 전에 바로잡을 완충 지대가 사라지며,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견제할 수단을 상실케 한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대립 속에서 여당 내부에서도 심각한 균열과 신중론이 제기된다는 사실이다. 여권의 강성파들은 당권 경쟁 과정에서 ‘개혁의 선명성’을 증명하기 위해 속도전으로 밀어붙인다. 하지만 합리적 성향을 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억울한 피해자를 최소화할 실무적 보완 장치와 숙의가 필요하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장윤기 사건’은 이러한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님을 증명하는 실증적 사례다. 경찰의 부실 초동 수사와 조직적 증거인멸 유착 의혹으로 단순 살인에 묻힐 뻔한 사건이 검찰의 촘촘한 보완수사를 거치며 비로소 '강간살인'이라는 사법적 실체가 드러났고, 경찰 수사팀장이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역량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마저 기계적으로 폐지해 버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평범한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득실에 매몰된 채 법안을 졸속으로 밀어붙이는 정치권의 행태는 유감스럽다.
정치권은 검찰 권력을 빼앗는 행위 자체에만 몰두해 범죄 피해자들의 눈물과 고통을 외면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사법 정의의 공백을 메울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여야는 머리를 맞대고 민생 사건의 지연을 막고 서민의 사법적 권리 구제를 보장할 수 있는 실무적 보완 장치부터 설계해야 한다. 제아무리 그럴싸한 개혁의 명분을 내걸지라도, 국민의 일상을 파괴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개혁은 결코 정당성을 얻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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