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캐럿 고음'…월클 테너 백석종 "한국 공연, 소중한 순간"

  • 예술의전당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왕자로

  • 바리톤서 테너 '전향'…풍부한 음색에 광채 뿜어내는 고음까지

  • "칼라프, 음색 가장 잘 보여줄 역할"

  • "솔직하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노래할 것"

백석종 사진Taeuk_Kang 예술의전당
백석종 [사진=Taeuk_Kang, 예술의전당]

"25캐럿 보석처럼 빛나는 고음."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은 테너 백석종(40)의 목소리를 이처럼 평했다. 바리톤 시절의 풍부한 음색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고음에서는 25캐럿짜리 다이아몬드처럼 힘들이지 않고 광채를 뿜어낸다는 찬사다.

이달 국내 관객들도 세계가 먼저 인정한 '25캐럿 고음'을 직접 듣게 된다. 백석종은 오는 22~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왕자 역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처음 선다. 공연은 티켓 오픈 3주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될 만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석종은 1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무대는 단순히 한국에서 처음 공연한다는 의미를 넘어 오랫동안 기다려온 소중한 순간”이라며 “해외 여러 극장에서 활동하면서도, 언젠가는 사랑하는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과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등 세계 정상급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성공은 순탄하지 않았다. 바리톤이었던 그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테너로 전향했다. 1년 반 넘게 무대를 떠나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다듬어야 했다. 

전환점은 2022년이었다.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의 주역 삼손으로 데뷔한 그는 이후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의 대타로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무대에 오르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나부코'와 '투란도트'의 주역을 맡으며 세계 오페라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외 평단은 잇따라 찬사를 보냈다. 데뷔 당시엔 "섬세함과 강렬함을 모두 갖췄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이후 더 타임스는 "'삼손과 데릴라'를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오른 테너"라고, BBC 컬처는 "세계 정상급 젊은 테너 가운데 한명으로, 빠르게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한국의 오페라 스타"라고 평했다. 
 
백석종 사진BBC 컬처 인스타그램
백석종 [사진=BBC 컬처 인스타그램]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백석종은 “돌이켜보면 제 힘만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늦은 나이에 테너로 전향하는 것은 많은 불안과 두려움을 동반한 선택이었고, 주변에서도 쉽지 않은 길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그 시간을 단순한 실패나 지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저를 연단하시고 준비시키는 과정이라고 믿었다”며 "그래서 포기하기보다는 끝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데뷔작이 '투란도트'인 점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칼라프는 오랫동안 사랑해 온 배역이고, 제 음악적 색깔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며 "무엇보다 한국 관객들 앞에서는 조금 더 솔직하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노래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익숙한 언어와 문화 속에서 공연한다는 것은 또 다른 감동과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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