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역설] 서울 집값 8.59%↑…이재명 정부도 부딪힌 규제의 한계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출 규제 강화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수요 억제책이 이어졌지만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고 규제지역을 넓히는 대책이 잇따랐지만 시장에서는 거래 위축과 매물 잠김, 지역별 가격 차별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29일 정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7월 말께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급 확대 방안과 함께 보유세·양도세 등 세제 개선 방안도 거론된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종합대책 발표에 앞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에 대해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다. 이어 10·15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광명, 성남 분당·수정·중원구, 수원 영통·장안·팔달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의왕, 하남 등 12곳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 아파트 거래에는 토지거래허가제도 적용됐다.

고가 주택 대출 규제도 강화됐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유지됐지만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줄었다. 고가 주택 매수 여력을 낮춰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규제 이후에도 서울 핵심지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호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1년간인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8.59% 상승했다. 대출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현금 보유층의 매수 여력은 남아 있고, 전세 불안과 개발 기대가 있는 지역에서는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가격 하방 압력을 제한하고 있다.

역대 정부 사례를 봐도 집값은 규제 강도만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서울 25개 구 75개 단지 30평형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노무현 정부 기간 서울 아파트 값은 80%, 문재인 정부 기간에는 119% 올랐다. 두 정부 모두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중과, 대출 규제, 재건축 규제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폈지만 서울 핵심지에서는 수요와 공급 불안이 꺾이지 않았다.

반대로 이명박 정부에서는 규제 완화와 보금자리주택 등 공급 확대 기조에도 서울 아파트 값이 10%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매수심리 위축이 시장을 더 강하게 눌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출 완화와 저금리가 맞물리며 서울 아파트 값이 21% 올랐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규제 완화에도 고금리와 거래절벽 여파로 상승률이 1%에 그쳤다.

결국 부동산 시장은 정부 대책의 방향보다 금리, 유동성, 공급 신뢰, 전세시장, 개발 기대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규제 강화기에도 금리가 낮고 공급 불안이 크면 가격은 오를 수 있고, 규제 완화기에도 금리 부담과 경기 침체가 강하면 매수세는 살아나기 어렵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가격 안정을 위해 규제를 하지만 수요 조정 체계를 너무 많이 누르면 부작용이 나타난다”며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수요 억제 정책은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도별·지역별로 수요를 예측해 공급이 이뤄져야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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