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부동산정책포럼] "중장기 공급만으론 한계…비아파트 단기 대책 서둘러야"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부동산정책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 이유리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 윤성진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 2026062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부동산정책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 이유리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 윤성진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 2026.06.2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1기 신도시 5개가 29만2000가구입니다. 분당이 9만7000가구고요. 135만호를 5년 만에 공급하려면 분당의 14배를 지어야 합니다.”

2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아주경제 주최로 열린 ‘2026 부동산 정책포럼’의 ‘주거 사다리 복원과 시장 활력 회복: 주택정책의 쌍방향 해법을 찾다’ 좌담회에서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정부의 주택 공급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중장기 공급 목표와 함께 당장의 입주 공백을 메울 단기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공공택지와 대규모 정비사업은 실제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비아파트와 오피스텔, 도심 소규모 주택, 민간 공급을 정상화하는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 목표의 규모 못지않게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시점과 속도가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 정책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했다. 고 원장은 “세제 방향과 중장기 공급 계획 자체는 나왔지만 태릉, 병무청 부지, 용산이 지금 첫 삽도 못 뜨고 있다”며 “서울시와의 정책 조율도 안 되고 주민 반발도 해결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착공부터 입주까지 4~5년이 걸리는 구조에서 임기 내 공급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고 원장은 “국토부 통계를 보면 서울 가구 수는 416만가구인데 주택 수는 391만가구로 25만가구가 부족하다”며 “전세가 불안한 이유는 결국 집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고 원장은 노태우 정부의 200만가구 공급, 이명박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사례를 언급하며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대책 없이는 공급 확대가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국토부가 정례적으로 협의하고, 생활권별 연차별 공급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단기 공급 대안으로는 비아파트와 오피스텔 규제 개선을 제시했다. 고 원장은 “모아주택, 모아타운도 기부채납 부담이 크고 주민 동의가 어렵다”며 “건축 표준 설계도 제공, 이주비 지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연계까지 통합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1채만 갖고 있어도 2주택이 되는 구조를 바꾸면 자투리땅을 활용한 단기 공급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핵심 변수로 유동성을 꼽으며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성과급이나 주식 차익이 부동산으로 언제든 유입될 수 있는 대기 자금이 많다”며 “결국 공급 쪽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만으로는 시장 안정을 장담하기 어렵고, 공급 신뢰를 높이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남 연구원도 비아파트, 특히 오피스텔에 대한 민간 수요가 현장에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세권 우수 입지의 오피스텔은 1인 가구뿐 아니라 신혼부부 수요도 많다”면서도 “매수하면 주택 수에 산입돼 양도세·보유세 부담이 생기다 보니 민간 공급 의지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공시가격이나 면적 기준을 활용한 핀포인트 세제 완화를 제시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남 연구원은 “강남 고령층 소유자가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는 사례가 늘면 해당 지역의 임대 매물은 줄고 임차 수요는 늘어 전세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제 개편이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세시장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성진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더라도 물량뿐 아니라 품질과 안정성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방식대로 층수를 조금 더 높이고 주차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이 공급을 늘리는 올바른 방향인지 자문해야 한다”며 “소득과 자산이 오른 사회 수준에 걸맞은 주택인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문제에 대해서는 보증 기관 역할 강화와 제도 보완을 촉구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일반 임차인이 전세사기를 온전히 피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보증 가입 전후로 집주인이 바뀌거나 보증 승인 전 사고가 나는 등 허점이 있는 만큼 물건의 위험을 중간에서 감지하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유리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은 정부 공급정책이 공공 주도에 치우쳤다는 지적에 대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공사비가 30% 이상 오르고 PF가 막히는 상황에서 민간에만 맡기기에는 공급 기반이 너무 약화돼 있었다”며 “공공이 호흡을 같이한다는 개념이지 민간 배제가 목적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민간 공급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절차 단순화 방안이 관련 법안에 상당수 담겨 있다며 법안 통과를 통해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아파트 공급 부족에 대해서는 “2026년과 2027년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시기를 넘기기 위해 비아파트 쪽에 집중하고 있다”며 “고시원·생활주택 공급 활성화와 비아파트 특별 보증 상품을 발표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공급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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