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황 불리해진 러시아, 벨라루스에 전쟁 개입 압박"

  • 벨라루스 영토 발판 삼아 우크라 전선 확대…나토 겨냥 비전통 작전도 거론

  • 美선 러시아 전쟁 목표 달성 회의론 확산…푸틴 "우크라 위협 최소화돼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장 주도권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최우방인 벨라루스를 활용해 새 전선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전·현직 러시아 및 유럽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올해 초부터 벨라루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벨라루스 영토를 우크라이나 전선 확대의 발판으로 활용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겨냥한 비전통적 작전에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는 접경국으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오랜 기간 밀착 관계를 유지해왔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도 벨라루스 영토를 진격로로 활용했다. 

WSJ는 벨라루스가 러시아 전술핵 배치 지역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의 확전 구상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달 합동 핵 훈련을 실시했으며, 양국 국방부는 핵탄두를 저장고에서 꺼내 벨라루스 병력에게 전달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다만 벨라루스는 이후 전쟁에 직접 참전하지 않고 거리를 두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또한 벨라루스의 직접 참전은 루카셴코 대통령에게도 부담이다. 최근 1년간 미국 당국자들은 벨라루스를 여러 차례 방문해 러시아로부터 거리를 두도록 유도해왔다. 미국은 벨라루스산 칼륨 비료 제재를 완화했고, 루카셴코 대통령도 미국과의 협의 이후 정치범 약 500명을 석방했다.

러시아·벨라루스 문제를 다루는 싱크탱크 동유럽전략포럼의 알렉산더 피로즈니코우 창립자는 "참전은 서방과 관계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이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전략적 목표에 반하는 일"이라며 "그의 목표는 서방과 관계 개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활용한 군사작전을 임박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식통들은 이 가능성이 여전히 선택지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습 확대에 맞대응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 등 러시아 주요 지역을 겨냥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며 "키이우 정권이 러시아에 가하려는 추가 위협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와 안보기관은 물론 정부와 지방정부 지도자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는 어려운 과제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평화 회담 재개시 자신들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고자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벨라루스 압박은 전황을 둘러싼 미국 내 평가 변화와도 맞물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러시아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봤지만, 최근에는 러시아가 당초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객관적인 중재자 역할에서 물러서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작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러시아 에너지 부문 추가 제재에도 동의한 것으로 전해지자 러시아가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정책 변화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키이우에 대한 더 강한 지원에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신호를 감지하고 있지만 그가 과거에도 입장을 번복한 전례가 있는 만큼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