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10월 개인사업자용 사잇돌대출에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출 한도는 기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고, 연간 공급 규모도 10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으로 확대한다. 지역신용보증재단도 2027년부터 보증 심사에 새 평가모형을 활용할 예정이다.
사잇돌대출 공급 채널도 넓어진다. 기존 은행·저축은행에 더해 카드·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까지 취급기관을 확대한다. 사잇돌대출은 일반 신용대출 이용이 어려운 중·저신용자에게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통해 공급하는 정책성 중금리 대출이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84%로, 2013년 5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원가와 인건비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영업으로 대출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의 고민은 자영업자 지원을 늘려야 할 시점과 여신을 보수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점이 겹쳤다는 데 있다. 경기 부진으로 자영업자의 자금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매출 감소가 곧 상환 능력 저하로 이어지는 개인사업자대출 특성상 공급을 늘릴수록 향후 부실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적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상황은 더 녹록지 않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자영업자를 많이 취급하는 만큼 연체율과 대손비용 상승에 더 민감하다. 실제 저축은행업계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2022년 말 24조4000억원에서 매 분기 줄어 올해 1분기 12조6000억원까지 감소했다. 3년도 채 안 돼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건전성 관리 기조 속에 개인사업자 여신을 지속적으로 축소한 결과다.
금융권에서는 자영업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단순히 대출 공급만 늘려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연체율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사가 대출을 계속 늘리기는 쉽지 않다"며 "정책적으로 공급을 확대하려면 금융사의 건전성 부담을 덜어줄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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