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SK하이닉스, HBM 선점으로 삼성 추월 발판 마련"

  • '틈새' HBM, AI 핵심 부품으로

  • 10년 투자 끝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 삼성 추격 속 HBM4 경쟁 본격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이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성과를 집중 조명했다. 한때 틈새 제품으로 여겨졌던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장기 투자가 SK하이닉스의 위상을 바꿨다는 평가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오른 배경에는 10년 넘게 이어진 HBM 투자가 있다”고 보도했다.
 
2012년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 당시에는 무리한 결정이라는 시각이 많았지만, HBM 선점이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맞물리며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메모리 반도체다. 초기에는 데이터센터 고객들이 널리 쓰지 않는 제품으로 분류됐지만, AI 가속기에 필수 부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2014년 AMD와 함께 세계 첫 HBM 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2세대 HBM 제품에서 차질을 겪으며 2010년대 후반 삼성전자에 뒤처졌고, 내부에서는 HBM 개발 중단 여부를 놓고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철수 대신 추가 투자를 택했다. 회사는 엔비디아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기술 개선과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경기 이천 패키징 시설 등에 8800억원을 투입한 것도 이 과정에서 이뤄졌다.
 
초기에는 투자가 부담으로 돌아왔다. 2019년 엔비디아와 가상자산 채굴 업체들의 수요가 줄면서 해당 시설의 가동률이 떨어졌다.
 
당시 HBM 개발을 이끌었던 심대용 전 SK하이닉스 임원은 로이터에 “2019년에는 골칫거리였다”며 “쓸모없어진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반전은 2022년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찾아왔다. 생성형 AI 열풍으로 엔비디아 AI 가속기 수요가 급증했고, 여기에 들어가는 HBM 수요도 함께 늘었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가 성능과 생산능력 측면에서 이미 준비돼 있었고, 현재 엔비디아의 주요 HBM 공급사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HBM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황 침체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발판이 됐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메모리 가격 급락으로 7조7300억원의 연간 영업손실을 냈지만, 2024년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한때 세계 D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 시장에서 추격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HBM에 들어가는 기반 칩을 자체 생산하는 반면,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4부터 성능을 높이기 위해 TSMC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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