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이전 감사조작' 의혹 수사 제동…감사원 간부 영장 기각

  • 실무총괄 손모 과장 구속 면해

  • 종합특검, 21그램 역할 축소 기재 정황 추적

  • 감사원 윗선·공모관계 규명 수사 변수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현직 감사원 간부 손모씨가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현직 감사원 간부 손모씨가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을 둘러싼 감사원 '봐주기 감사' 의혹 수사가 분수령을 맞았다. 감사 과정에서 증거서류를 조작하고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 감사원 실무 책임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감사원 윗선으로 향하던 2차 종합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 수사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를 받는 감사원 3급 공무원 손모 과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 및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추어 구속해야 할 사유 내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손 과장은 감사원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한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혹 감사에서 실무를 총괄한 감사단장이다. 그는 감사 과정에서 일부 증거서류를 실제 사실관계와 다르게 작성하거나 조작해 허위 보고서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 오전 법원에 출석한 손 과장은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 등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특검은 손 과장이 관리한 조작 자료가 최종 감사 결과에 반영돼 감사 결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관저 이전 감사 과정에서 증거서류 조작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고, 그 내용이 감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정황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수사의 핵심은 관저 공사 과정에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의 역할을 감사원이 의도적으로 축소했는지 여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3월 당선 직후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고 관저를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옮겼다. 이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국민감사를 청구하면서 감사원이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원은 2년에 걸친 감사 끝에 작년 9월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예산 확보 전 공사 착수와 무자격 업체의 공사 참여 사실 등이 적시됐지만,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주의 조치에 그쳤다.

반면 특검은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관저 공사 전반을 사실상 총괄한 정황을 감사원이 파악하고도 보고서에는 인테리어 공사만 담당한 것처럼 축소 기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종합건설면허를 보유한 원담종합건설이 공사를 총괄한 것처럼 기재해 공사의 적법성을 갖춘 것처럼 꾸몄다는 게 특검 판단이다.

특검은 지난달 14일 감사원과 유병호 감사위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감사원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감사보고서 작성 경위와 지시 체계를 조사해 왔다. 손 과장은 감사 실무의 최상단에 있던 인물로, 특검은 그를 통해 감사원 내부 의사결정 과정과 윗선 개입 여부를 규명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원이 손 과장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감사원 지휘부를 향한 수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검은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낸 유병호 감사위원 등 감사원 수뇌부의 관여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한 뒤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추가 증거 확보와 관련자 조사를 통해 감사 결과 작성 과정의 공모 관계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번 영장 기각은 특검의 신병 확보 전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종합특검은 앞서 내란 선전 혐의를 받는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과 관저 이전 의혹 관련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법원에서 발부받지 못했다.

관저 이전 예산 불법 전용 의혹과 관련해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한 뒤 재판에 넘겼다. 손 과장 사건은 종합특검 출범 이후 공개적으로 알려진 주요 사건 가운데 세 번째 영장 기각 사례다.

이밖에 특검은 관저 이전 과정에서 정부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와 관련해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 등을 기소했으며, 기획예산처(옛 기획재정부)와 감사원 등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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