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마주 선 최태원·노소영…1조3808억 재산분할 조정 돌입

  • 盧 '묵묵부답'…崔 "조정 잘 성립됐으면"

  • SK 주식 분할 여부·기준 시점 공방 전망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년 2개월 만에 법정에서 다시 마주했다. 국내 이혼 소송 사상 최대 규모인 1조3808억원대 재산분할 사건이 파기환송심 조정 절차에 들어가면서 양측이 직접 법원에 출석한 것이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1시 39분께 먼저 법원에 도착한 노 관장은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대법원이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기여분을 부정했는데, 어떤 주장을 내세울 것인지', '2년 2개월 만에 법정 대면하는 심경이 어떤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약 8분 뒤인 오후 1시 47분께 모습을 드러낸 최태원 회장은 '노 관장과 2년 2개월 만에 법정에서 대면하는데,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조정이 잘 성립돼서 빨리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차 조정 이후 입장 차가 좁혀졌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대면한 것은 이혼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이 열린 2024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열린 1차 조정기일에는 노 관장만 출석했다.

이번 조정기일은 재산분할 규모와 방법, 기준 시점 등을 둘러싼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로 평가된다. 특히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분할 대상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주식이 상속·증여를 통해 형성된 특유재산이어서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 관장 측은 장기간 가사와 양육을 전담하며 최 회장의 경영 활동을 뒷받침한 만큼 공동재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산분할 기준 시점을 어디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공방도 예상된다.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을 기준으로 할지, 현재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할지에 따라 재산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최근 SK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양측 모두 기준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사람은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당시 대통령 딸과 재벌가 2세의 결혼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최 회장이 2015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서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부부 관계는 파탄에 이르렀다. 이후 최 회장은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이 결렬되자 이듬해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도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하며 양측의 법정 다툼이 본격화했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항소심은 노 관장의 기여를 인정해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 성장 과정에 기여했다는 항소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고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 환송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 지급 부분은 확정했다.

법조계에서는 파기환송심의 최대 쟁점으로 SK 주식의 재산분할 대상 여부와 노 관장의 기여도 인정 범위를 꼽고 있다. 양측 입장 차가 여전히 커서 이번 조정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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