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종전] 호르무즈 열려도 해운 피해복구는 막막, 중동항로 불안정 지속

  • 발 묶였던 韓 선박 25척 등 순차 복귀 전망

  • HMM '나무호'는 7월 중순까지 두바이서 수리

  • 운임 정상화·서비스 재개까진 '시간 필요'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가 지난 10일 원유 하역을 위해 울산 앞바다에 도착해 해상원유하역시설인 부이로 접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가 지난 10일 원유 하역을 위해 울산 앞바다에 도착해 해상원유하역시설인 부이로 접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종전 협상에 합의하면서 봉쇄됐던 호르무즈 해협도 재개방을 앞두고 있다. 이에 해운업계는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해협 개방 이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완전한 정상화까지 최소 4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번 미국과 이란의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 24척을 포함해 약 2000척의 선박의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협을 통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이 재개되면서 그간 수출 차질 우려로 생산량을 줄였던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 정상화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원유와 LNG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수급 불안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우회 운항이나 대기 상태에 들어갔던 선박들이 순차적으로 복귀할 경우 최근 급등했던 운임과 전쟁위험보험료 부담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선박 재배치와 화물 일정 조정, 항만 적체 해소 등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시장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한국 선박은 모두 24척이며 해협 내 한국인 선원은 총 137명이다. 지난달 4일 피격 이후 두바이항으로 예인돼 수리에 들어간 HMM 화물선 나무호도 여기에 포함된다. 

다만 나무호는 수리 문제로 다른 선박들과 달리 해협 재개방 이후에도 곧바로 운항을 재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나무호는 지난달 이란산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공격으로 선체가 파손돼 UAE 두바이항으로 예인된 뒤 수리를 받고 있다.

HMM 측은 "나무호는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두바이항에 머무를 것"이라며 "수리 완료 시점은 7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호르무즈 통항에 대한 미국과 이란의 입창차도 변수다. 이란 측은 미국 측과 합의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제공하는 항행·안전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란 내부 정치·군사적 상황도 걸림돌이다.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합의했더라도 민병대 등 무장세력이 독자적으로 위협 행위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에도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발표했지만 군부가 하루 만에 이를 뒤집었고, 이슬람혁명수비대 역시 해협 폐쇄 방침에 동참하면서 시장 불안이 재확산된 바 있다. 정치적 합의와 별개로 현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사태는 HMM의 중동 노선 지속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HMM 중동 노선은 전쟁 여파로 현재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HMM 측은 종전이 완료되면 중동 서비스 재개를 검토한다는 계획이지만 호르무즈 통행료 등 새로운 비용 구조 등의 변수가 존재해 운영 전략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해협 개방은 시작일 뿐"이라며 "선박 복귀와 항만 운영 정상화, 유가 안정 등이 이뤄져야 해운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주와 유럽 노선의 운임 강세는 10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시장 정상화는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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