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설계, 최태원의 인프라···글로벌 AI 팩토리 동맹 굳힌다

  • 이틀 연속 전격 회동···젠슨 황, 웨이퍼에 "더 많이 만들어 달라"

  • 최태원 "5년 내 웨이퍼 캐파 2배" 초강수 화답

  • 명실상부 'AI 팩토리 파트너'로···TSMC 등 글로벌 연대 강화

 

 치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일현지시간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6 내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일(현지시간)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6' 내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며 'AI 팩토리' 구축을 향한 전략적 동맹을 한층 공고히 했다. 엔비디아의 AI 칩 설계 기술과 SK그룹의 메모리 인프라를 결합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행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황 CEO는 전날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현장에서 만나 SK하이닉스 전시관을 함께 둘러보며 주요 AI 메모리 기술과 제품을 살폈다. 

황 CEO는 최 회장을 비롯한 SK하이닉스 경영진과 부스를 둘러본 뒤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웨이퍼 위에 "더 많이 만들어 주세요"라는 위트 있으면서도 절박한 메시지를 친필로 남겼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설계도가 완벽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인프라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이어 황 CEO는 SK하이닉스의 192GB 소캠(LPCAMM)2 제품에 "소캠 사랑해"라는 글귀도 적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한국 취재진과 만나 "한국은 우리 AI 반도체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단순히 칩과 D램 공급을 넘어 과학, 로보틱스, 그리고 AI 팩토리 부문에서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공언했다. 하드웨어 공급망에 집중해 온 엔비디아가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차세대 AI 거점을 한국 기업들과 함께 만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황 CEO는 "HBM4, 후공정 패키징, 실리콘 포토닉스 등 전 분야 공급망을 확보했으나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라며 메모리 수급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전시관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제품 ‘HBM4E 웨이퍼’에 사인을 남겼다 사진SK하이닉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전시관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제품 ‘HBM4E 웨이퍼’에 사인을 남겼다. [사진=SK하이닉스]


최 회장은 즉각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비전 제시로 화답했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AI 인프라 확대로 인해 메모리 병목 현상과 쇼티지(공급 부족)가 오는 203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향후 5년 내 SK하이닉스의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캐파)을 2배로 늘리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새로운 반도체 공장(팹)을 짓는 데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이 소요되는 타이트한 리드타임을 감안할 때,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엔비디아의 폭발적인 수요를 온전히 흡수하겠다는 전략적 승부수다.

특히 최 회장은 젠슨 황 CEO가 띄운 'AI 팩토리' 어젠다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SK그룹의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최 회장은 "현재는 AI용 메모리 칩을 생산하는 부품 공급사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텔리전스를 정제하고 생산해 내는 AI 팩토리 생산에 직접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AI 팩토리는 원자재인 데이터를 입력받아 고도의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뽑아내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뜻한다.

이는 SK하이닉스를 단순한 하드웨어 납품업체로 보던 기존 시장의 시각에서 벗어나 엔비디아의 AI 설계도 위에서 함께 인프라를 지탱하는 '종합 AI 인프라 파트너'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최 회장은 이러한 공급 확대 과정에서 자금과 전력, 장비 수급 등 10년 단위의 구조적 장애물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과제도 명확히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TSMC를 비롯한 대만 현지 공급망 및 폭스콘 등과 AI 메모리 생태계 협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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