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은 지방선거일인 동시에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이 되는 날이다. 엄혹했던 계엄의 후폭풍 속에서 치러진 대선 이후 1년간 대한민국은 다시 정상화 궤도에 올라섰다. 이재명 정부가 펼친 여러 정책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경제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단연 코스피 활성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스피는 오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굴레를 벗어나 사상 처음 8000선을 넘어 90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증시는 “좋은 기업이 있어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시장”이라는 냉소가 지배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달라졌다.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권 강화, 주가조작 엄단, 기업가치 제고 정책 등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이 시장 신뢰를 끌어올렸고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도 커졌다. 반도체 호황 덕분일수도 있겠지만, 증시활성화의 1등 공신이 이재명 정부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증시 활성화는 완성 단계는 아니다. 아직까지는 반쪽짜리 성공이다. 코스피의 화려한 숫자와 달리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는 코스닥이 있어서다. 미래 성장기업의 산실이어야 할 코스닥은 여전히 1000선 안팎에 머물고 있다. 벤처·바이오·로봇·반도체 소부장 같은 혁신기업이 포진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기대와 거리가 멀다. 코스피 투자자들이 웃는 동안 코스닥 투자자들은 긴 한숨을 내쉬는 경우가 많았다.
건강한 생태계는 조화를 이뤄야 한다. 산업생태계가 건겅하려면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각자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자본시장도 마찬가지다. 코스피만 강한 시장은 건강하지 않다. 코스피가 현재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코스닥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담는 시장이어야 한다. 미국 증시가 강한 이유 역시 혁신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성장하고 투자자가 그 성과를 공유하는 구조 덕분이다. 반면 한국 코스닥은 오랫동안 성장시장보다 테마시장에 가까웠다. 실적보다 기대감이 앞서고, 단기 이슈에 주가가 흔들리는 일이 반복됐다. 부실기업이 상장 지위를 유지하며 시장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이제는 코스닥 살리기에 속도를 내야 한다. 부실기업을 솎아내야 혁신기업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장기 자금도 들어온다. 물론 퇴출만으로는 부족하다. AI, 바이오, 로봇 등 미래 산업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투자 생태계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7월부터 좀비기업 퇴출,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강화 등 구조개선 작업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특히 좀비기업 퇴출은 격한 저항과 반발에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 1800개가 넘는 상장기업이 존재하는 코스닥이지만, 개별 종목의 경쟁력은 양과 질적 측면에서 한없이 부족하다. 동전주, 저평가주, 테마 편승주 등에 대한 정밀한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 그래야 양질의 기업들에 자금이 쏠리는 선순환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코스피 9000 시대는 분명 의미 있는 성취다. 그러나 진짜 자본시장 선진화는 코스피의 성공을 코스닥에서도 재현할 때 완성된다. 지난 1년이 코스피 정상화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분명하다. 이제 코스닥을 살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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