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 매년 800억원을 지불하며 콘텐츠를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콘텐츠가 무기가 되는 시대는 이어질 것이며, 이에 따라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본다."
김광현 네이버 최고데이터·콘텐츠책임자(CDO)는 네이버가 27년간 축적해 온 검색 기술과 데이터·콘텐츠 생태계가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식인(iN), 블로그, 카페 등 네이버 자체 플랫폼에 쌓인 콘텐츠 자산이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를 성장시킨 만큼, AI 시대에서도 차별화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네이버는 2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AI 시대 네이버의 데이터·콘텐츠 전략'을 주제로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광현 CDO와 이일구 콘텐츠 서비스 부문장, 김상범 검색 플랫폼 부문장이 참석해 AI 시대의 콘텐츠·창작자 생태계 활성화 전략과 AI 검색 서비스 경쟁력 강화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네이버는 올해 김광현 CDO를 선임한 바 있다. 김 CDO는 2000년 검색 개발자로 네이버에 입사한 뒤 검색 관련 업무를 두루 맡았고, 지난해까지 검색 플랫폼 부문장을 지낸 인물이다. 김 CDO의 역할은 기존 검색 품질 고도화를 넘어 네이버 안팎의 콘텐츠와 데이터를 AI 서비스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김 CDO는 네이버가 한국 시장에서 구글과 비교해 명확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 검색의 강점이 글로벌 검색 데이터라면, 네이버는 한국 이용자의 생활형 검색 데이터와 오리지널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가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쇼핑·로컬·예약처럼 검색 이후 실행까지 이어지는 '버티컬(전문)' 영역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CDO는 "처음 챗GPT가 나왔을 때 시장의 반응은 놀라웠지만, 구글 제미나이가 출시된 이후 챗GPT의 활용이 다소 줄었다. 구글의 검색 기반 콘텐츠 질의 능력이 이같은 차이를 만든 것"이라며 "한국 사용자들은 여전히 네이버 검색을 선호한다. 네이버에서 일상에 필요한 정보가 가장 잘 검색되기 때문으로, 네이버는 구글과 비교해 콘텐츠 내용 측면에서 확실히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향후 5년간 콘텐츠 생태계 발전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한다. 글로벌 AI 플랫폼 경쟁 양상이 모델 자체의 성능 차이에서 이제는 각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품질과 서비스 경쟁력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네이버는 매월 창작자 3000명을 선발해 연간 약 200억원 규모의 활동비를 지원하는 AI 펠로우십 프로그램 '네이버 메이트'를 운영하며 UGC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CDO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콘텐츠가 해외 플랫폼으로 유출되는 현상에 대해, 네이버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립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해외 플랫폼에 한국의 콘텐츠가 쌓이고 있는데, 이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창작자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플랫폼 개선을 통해 국내에 양질의 콘텐츠가 쌓인다면, 지금의 AI 시대뿐만 아니라 향후 또 다른 기술적 변화의 흐름이 올 때 네이버와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날 'AI 통합 에이전트' 구현을 목표로 하는 AI 검색 서비스 경쟁력 강화 전략도 공개했다. 서비스 상황에 맞게 설계·고도화된 '프로덕트 네이티브 대규모언어모델(LLM)'이 그 핵심이다.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은 모든 작업을 범용적으로 수행하는 기존 거대 모델 방식과 달리, 실제 서비스 시나리오에서 출발해 서비스 특성에 최적화된 LLM을 구축하는 전략이다. 이 역시 네이버가 그간 쌓아온 방대한 검색 데이터가 밑바탕이 될 전망이다.
김 CDO는 네이버 AI가 구글 AI와 비교해 버티컬 영역 검색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지닌다고 거듭 강조했다. 네이버가 상품 검색에서 구매, 배송까지 실행이 가능한 방향으로 버티컬 검색 데이터를 축적해 온 만큼, 이 부분에 역량을 더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오픈AI가 처음부터 범용 인공지능(AGI)을 목표로 삼았던 것처럼 네이버도 AGI로 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거쳤다"며 "구글 AI와 비교해 네이버 AI가 가진 최대 차별점은 버티컬 검색이다. 상품 검색으로 시작해 구매와 장소 예약까지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완결할 수 있는 사업자는 전 세계적으로 네이버가 유일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네이버는 지난 3월 출시한 'AI 브리핑'과 지난달 베타 버전으로 선보인 'AI 탭'에 이어, 다음 달에는 카메라 기반 검색 서비스인 신규 '스마트렌즈'를 출시하며 AI 검색 외연을 확장한다. 스마트렌즈는 시각적 검색에서 구매 실행으로 곧바로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에 따르면 AI 브리핑은 현재 월 3000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AI 탭은 베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사용자 300만명을 넘어섰다. 다음 달 정식 출시되는 AI 탭은 이용자 범위를 기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에서 전 이용자로 확대 적용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렌즈, AI 브리핑, AI 탭으로 이어지는 생성형 AI 검색 시너지가 한층 본격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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