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노동장관 "원칙과 원칙 충돌하면 해결 어려워…노사 한발씩 양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파업보다 어려운 것이 교섭이다. 서로가 한 발씩 양보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유튜브 프로그램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움직이면 오히려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설득과 조율을 이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진행된 삼성전자 노사의 막판 교섭을 직접 중재했고,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돌입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극적으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노사는 잠정 합의안에서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의 40%를 반도체 부문 전체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로 차등 배분하기로 했다. 또 적자 사업부에 대한 차등 지급(페널티)은 올해 적용을 유예하고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사전조정과 두 차례 사후조정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며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대표기업이지만 오랫동안 무노조 기업이었기 때문에 노사관계 경험이 부족했고,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역시 신생 노조라 상급단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 혁신으로 발생한 막대한 부가가치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두고 욕망과 욕망이 충돌했다"며 "우리 사회가 한 번쯤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특히 사측 설득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노사가 각각 10%, 5%를 요구했다면 중간 지점인 7.5%에서 어느 정도 타협이 가능하지만, 이번처럼 원칙과 원칙이 충돌하면 해결하기 어렵다"며 "사측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매우 확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의 최대 난관으로 '원칙 충돌'을 꼽았다. 김 장관은 "노동조합은 수락을 했는데 사측이 수락을 하지 않아 2차 사후 조정이 어려웠다"며 "사측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조정을 한다는 것은 수량적인 게 있고 가치, 원칙이라는 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량은 어느 정도 타협을 볼 수 있지만 원칙과 원칙이 충돌하면 해결하기 어렵다"며 "예컨대 회사는 특별성과상여급이기에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어야 하는데 적자 난 곳까지 어떻게 보상하냐고 했다. 회사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보지만, 예외 없는 원칙은 없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법에도 경과규정과 준비기간이 있듯, 시행 시기를 유예하자고 제안했다"며 "다행히 그 지점에서 물꼬가 트였다"고 설명했다.

조정 과정에 대해서는 "노사 양측 모두 한 발씩 양보했다"며 "노조도 기존 입장에서 물러섰고, 회사 측에도 시행 시기 유예를 제안하면서 대화의 돌파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들을 향해서도 "모든 요구가 한 번에 이뤄질 수는 없다"며 "집행부가 7만 조합원을 이끌며 끝까지 고민했다는 점을 이해하고, 부족한 부분은 다음 단계에서 채워가자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조 내부가 갈라져 각자도생하게 되면 이후 어떤 합의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단기적인 이익뿐 아니라 지속가능성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이번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이른바 '노란봉투법' 도입의 결과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서는 "삼성전자 노조를 협력업체를 챙기지 않는 귀족노조라고 비판하면서 원·하청 간 격차를 줄이자는 취지의 노란봉투법 때문에 귀족노조가 생겼다고 주장하는 것은 형용모순"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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