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 선 K-피지컬 AI] ②레인보우로보틱스, '삼성 우산' 속 외형은 성장···'두뇌' 기술력은 아직

  • 올 1분기 매출 90억원 돌파···창사 이래 최대 분기 성과

  • 휴머노이드 대신 '양팔 로봇' 주력···산업 현장 투입 목표

  • 삼성 온디바이스 AI 기술력 시너지는 제 자리 걸음 수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동형 양팔로봇 RB-Y1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동형 양팔로봇 'RB-Y1'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삼성전자와의 시너지를 발판 삼아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하며 가파른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지속되는 적자 기조와 초기 단계에 불과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질적 성장 발판 마련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난 1분기 매출은 90억6250만원으로 전년 동기(41억8477만원) 대비 116.6% 급증했다. 삼성전자 공급 물량이 본격 반영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9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의 연간 총 거래액이 약 104억원 규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개 분기 만에 연간 누적 거래액에 맞먹는 실적을 낸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말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비슷한 시기 삼성전자 내 신설된 '미래로봇추진단'과 협력을 강화하며 삼성그룹의 미래 로봇 기술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은 올해 초 CES 2026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협업을 통해 제조 현장 자동화를 우선 추진하고,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사업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선(先) 제조 자동화 후(後) 사업화' 전략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 기지인 평택캠퍼스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주요 생산시설은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 기술의 거대한 시험대(테스트 베드)이자 안정적인 매출처가 되고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하드웨어 핵심 부품 원천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1년 카이스트(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에서 출발할 때부터 초소형 액추에이터(구동기) 등 기술력 개발에 집중해왔다. 올해 기준 국내외에 20여개 특허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양팔 로봇' 라인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나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요하는 2족 보행 로봇 '휴머노이드' 개발에 매진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휴머노이드에 비해 기술적 난이도가 낮아 신속한 개발과 조기 상용화가 가능한 양팔 로봇을 전면에 내세워 당장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성 극대화를 노린다.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따르면 양팔로봇은 아직까지 연구실(R&D) 플랫폼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의 일부 생산시설에 공급되기는 했으나 이 역시 패키징이나 용접 등 특정 솔루션 공정에만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수준이다.
 
문제는 외형 성장 이면의 질적 개선 속도다. 대규모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및 세종 신공장 증설에 따른 고정비 지출 탓에 영업손실은 15억6708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4억314만원)보다 11.7% 늘어난 규모다. 2023년 연간 446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후 매분기 적자 탈출에 실패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전초기지로 낙점했던 미국 법인의 투자 가치가 10억원 넘게 떨어지며 장부상 손실을 기록한 점도 부담이다.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당장 '돈 버는 로봇' 비즈니스로 연결하기에는 현실적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아직 시작 단계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자체 인공지능(AI) 기술력을 이식해, 로봇이 스스로 주변 환경을 판단하고 작동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 시점은 지난해에 불과하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TV 등에 에이전틱 AI를 이식해 '갤럭시 AI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것처럼, 올해를 기점으로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도 AI 생태계를 완성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삼성'이라는 거대한 우산 없이도 시장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하려면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빨리, 제대로 구축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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