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비용·합의금까지 하청 부담"...공정위, 건설사 3곳 제재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책임과 비용을 하청업체에 떠넘긴 건설사들이 공정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케이알산업·다산건설엔지니어링·엔씨건설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7억2900만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공정위가 지난해 7월부터 건설업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한 산업안전 관련 하도급 직권조사 결과다. 최근 중대재해와 건설현장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원사업자가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업체에 과도하게 전가하는 관행을 집중 점검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는 총 605명으로 이 가운데 건설업 사망자가 286명에 달했다. 특히 공사금액 5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의 사고사망자는 전년보다 25명 증가했다. 공정위는 공사 기간이 짧고 안전관리 여력이 부족한 중소 하청업체에 책임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를 문제로 판단했다.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계약서에 안전사고와 관련한 비용·책임을 수급사업자가 전적으로 부담하도록 하는 조항을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알산업은 2018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29개 수급사업자와 41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재해 발생 시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수급사업자가 부담한다"는 등의 조항을 설정했다.

다산건설엔지니어링은 수급사업자가 사고자 합의 비용까지 부담하도록 하고 산재 처리 시 비용을 기성금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총 11개 부당 특약을 설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공사 착공 이후 최대 112일이 지나 계약서를 발급하거나 하도급 대금 지급 조건을 누락한 계약서를 교부한 사실도 적발됐다.

엔씨건설 역시 안전사고 관련 모든 책임과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했고, 일부 계약에서는 하도급대금 연동제 관련 사항을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정위는 서면 지연 발급과 부당특약 설정 등이 적발된 다산건설엔지니어링에 과징금 3억1200만원을 부과했다. 케이알산업과 엔씨건설에 대한 과징금은 각각 2억5700만원, 1억6000만원이다.

엔씨건설의 경우 하도급대금 연동제 관련 사항을 계약서에 기재하지 않아 과태료 500만원을 함께 부과받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안전관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 건설사와의 거래에서 원사업자의 책임 회피를 막고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산업안전 확보 노력을 소홀히 하게 만드는 부당특약 설정 행위를 지속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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