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본지가 확보한 국무회의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자체 채무조정은 2025년 1분기 989건에서 같은 해 4분기 3456건으로 약 3.5배 증가했다. 반면 연체채권 매각은 2025년 중 3만5000건에서 2026년 1분기 11건으로 급감했다. 금융위는 이를 기존의 '회수 극대화' 금융에서 '재기·상생' 금융으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연체가 장기화된 채권을 외부 매입추심업체 등에 매각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활용됐다. 이 경우 금융회사는 부실채권을 장부에서 덜어낼 수 있지만 차주 입장에서는 장기간 추심 부담에 노출될 가능성이 컸다.
은행권의 연체채권 관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이 회수가 어려운 오래된 채권을 장부에서 정리하는 규모도 커졌다. 5대 시중은행의 채권 시효완성·소각 실적은 직전 3년간 분기 평균 2229건, 598억원에서 올해 1분기 7676건, 2882억원으로 늘었다. 건수는 3배 이상, 금액은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연체채권을 외부로 넘기거나 장기간 추심 대상으로 남겨두기보다, 은행권 내부에서 조정·정리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체 이력 삭제를 통한 금융거래 복귀 효과도 나타났다. 연체를 갚은 뒤 신용사면을 받은 사람은 292만8000명이다. 이 가운데 15만4000명은 신규 대출을 받거나 카드를 발급받는 등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다시 시작했다.
오래된 빚 정리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장기 연체채권 113만명분, 총 16조4000억원 규모를 소각하거나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기간 연체 이력에 묶여 금융거래에서 배제됐던 차주를 다시 제도권 금융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이 같은 연체채권 관리 개선을 일회성 조치에 그치지 않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오는 2분기 실적부터 전 업권의 연체채권 관리 실적을 공시하고 출연료 차등 등 유인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금융기관 평가나 관리 지침을 통한 인센티브와 페널티 부여 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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