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쇼크 폭풍전야] 유가 50% 급등분 미반영…한 달 내 시한폭탄 터진다

  • 두바이유 1월 62달러→3월 128달러…가격 통제로 충격 '지연' 중

  • IB "호르무즈 봉쇄 5월 넘어 지속 땐 4분기 브렌트 120~150달러"

국제유가가 급등한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급등한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기습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두 달을 넘어서면서 그동안 눌려 있던 에너지 비용 부담이 일시에 폭발하는 이른바 '지연 충격(Lagged shock)'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공급망 불안 등 경영 불확실성에 어려움을 겪는 산업계에 메가톤급 추가 악재가 될 수 있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기준 지난 1월 61.97달러 수준이던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2월 28일 전쟁이 발발한 뒤 3월 들어 128.52달러로 두 배 넘게 뛰었다. 5월 초 현재는 104달러대에서 횡보 중이다.

현재 유통되는 석유제품은 2~4개월 전 평균 65달러대에 도입한 저가 재고이고 전기요금 역시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 구조 때문에 유가 급등 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두바이유는 통상 4~5개월 시차를 거쳐 전력도매가격(SMP)에 반영되는 만큼 3월 폭등한 유가가 냉방 수요가 정점을 찍는 7~8월 전력 요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유가 10% 상승 시 제조업 평균 생산 원가는 0.71% 늘어난다. 석유제품 업종(6.30%), 화학제품(1.59%), 고무·플라스틱(0.46%) 순으로 타격이 집중된다. 3월 두바이유가 한 달 새 87.9% 치솟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현장에 미치는 충격은 수치 이상일 수 있다.

출구도 아직 흐릿하다. 미국·이란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도 해군력을 총동원해 이란을 오가는 모든 선박을 차단하는 '역봉쇄'에 나선 상태다. 협상 결과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걸프만 유전 생산 가운데 80%를 정상화하는 데만 6주 걸린다. 여기에 해상 운송·정제·재고 소진까지 이어지는 물리적 시차를 감안하면 고유가발 에너지 비용 부담은 3분기 내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도 경보 수위를 높이고 있다. 씨티그룹은 6월까지 공급 차질이 지속되면 브렌트유 가격이 15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 손익분기점인 두바이유 84달러를 이미 훌쩍 넘어선 가운데 저가 재고가 소진되는 두 달 뒤부터는 국내 정유사들도 손실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표면적 가격 안정이 오히려 나중의 충격을 더 크게 키우고 있다고 경고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통상적으로 전쟁 초반에는 에너지 가격만 오르지만 이후 나프타, 에틸렌, 비료, 요소 등 석유제품, 식료품 등 소비재, 서비스 비용 등으로 연쇄 상승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전쟁이 이달 내에 끝나지 않고 장기화한다면 인플레이션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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