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박재범, 남구 재설계 구상..."단절은 잇고, 경제는 흐르게"

  • 구청장 직인 대신 운동화 끈 동여맨 4년의 성찰

  • "진영 논리 넘어선 실용 행정으로 남구의 맥박 다시 살릴 것"

  • 오륙도선 트램·번영로 철거 등 공간 혁신 통한 '자생적 순환 구조' 예고

박재범 전 남구청장현 예비후보사진박연진 기자
박재범 전 남구청장(현 예비후보)[사진=박연진 기자]

부산 남구의 새벽 공기는 지난 4년 동안 박재범 전 남구청장(현 예비후보)에게 가장 친숙한 벗이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의 고배는 그에게 멈춤이 아닌 ‘성찰’의 시간이었다. 구청장 직인 대신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골목을 누빈 그는 이제 “진영 논리를 넘어선 실용 정치”를 기치로 2026년 지방선거 재탈환을 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 후보는 “구청 밖에서 보낸 시간 동안 정책은 결국 주민의 삶이라는 현장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끊긴 맥을 잇고 흐르지 않던 경제를 흐르게 하는 ‘연결의 행정’으로 남구의 지도를 다시 그리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를 진단하는 시각 또한 근본적인 궤도 수정을 거쳤다. 개별 사업의 성패에 매몰되는 차원을 넘어, 도시라는 유기체가 어떠한 구조 위에서 작동하고 있는지를 거시적으로 통찰하기 시작한 것. 그는 현재 남구가 직면한 복합적인 현상들을 개별적인 과제로 치부하지 않고, 오히려 도시 전반의 흐름이 파편화된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된 필연적인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진단 아래 박 후보가 내놓은 해법의 무게추는 자연스럽게 ‘단절된 고리를 잇는 연결’로 기울어졌다.

그가 가장 먼저 제시한 핵심 과제는 오륙도선 트램이다. 중단된 사업을 다시 궤도에 올리는 것에서 출발해야 도시의 흐름을 되살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끊기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며 중앙부처와의 직접 협상을 통해 사업 재가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간 혁신에 대한 논의는 남구를 가로질러 온 번영로 고가도로 철거로 이어진다. 박 후보는 이를 남구 성장을 저해해온 ‘동맥경화’의 핵심 원인으로 규정했다. “도시가 다시 역동적으로 숨 쉬기 위해서는 단절된 혈관부터 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고가가 철거된 자리는 문현금융단지의 거대한 인프라가 주변 골목상권으로 스며드는 통로가 된다. 이는 남구를 거쳐 가는 통로가 아닌, 금융 자본과 시민의 일상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체류형 경제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체적인 복안이다.

경제 분야에서 그가 제시한 해법은 ‘돈이 도는 구조’의 재설계, 즉 순환 경제의 구축이다. “금융단지에 자본은 풍실하지만 남구 구민들의 주머니로는 좀처럼 흘러 들어오지 않는 현실”을 냉철하게 짚어낸 그는 지역화폐 ‘오륙도페이’를 보편적인 할인 수단을 격상한 ‘경제의 혈류’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의 사회공헌 자금과 지역 내 소비 활동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문현동의 자본이 용호동과 대연동의 골목상권으로 스며들게 함으로써, 지역 경제 전체의 체급을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대해서도 박 후보는 행정의 ‘한계’가 아닌 ‘변수’일 뿐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복지 예산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예산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행정의 직무유기”라며, 재임 시절 예산 규모를 3200억원에서 7000억원대로 확장했던 경험을 상기시켰다. 예산을 아껴 쓰는 방어적 태도에서 나아가, 중앙정부의 대규모 공모사업을 선제적으로 따내는 능동적 재정 운용을 통해 도시의 기초 체력을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청년 실업과 상권 침체가 맞물린 악순환을 끊기 위해 ‘경제 체질의 전면적 전환’을 강조했다. 소비 환경은 빠르게 변했는데 상권의 문법이 여전히 과거를 답습한다면 어떤 지원책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그는 청년 창업가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임대 구조를 설계하고, 오프라인만이 줄 수 있는 경험 중심의 콘텐츠를 결합해 남구만의 독창적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해법을 내놨다.

박 후보가 그리는 남구의 최종적인 모습은 결국 ‘흐름이 막히지 않는 도시’로 수렴된다. 물리적 단절과 경제적 소외를 동시에 해소해 도시의 기능을 ‘단속 통과형’에서 ‘내부 순환형’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는 비전이다. “단절된 고리를 잇는 행정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주민의 삶에 온기가 도는 변화가 시작된다”는 그의 말은, 도시 재구조화가 곧 민생 복지라는 확고한 신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그가 설계한 청사진이 현실에서 얼마나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 검증받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남구가 다시 부산 경제의 활기찬 중심축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 그 중대한 가능성은 이제 유권자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