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달러 이탈' 멈췄다…환율 1500원 밑돌자 달러예금 '급등'

  • 5대銀 달러예금 지난달 말 대비 52억 달러 반등

  • 환율 급등에 빠져나간 자금 복귀…선매수 수요↑

사진연합뉴스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하락)하면서 줄어들었던 달러예금 잔액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종전 기대감 영향으로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한 영향도 있으나 달러당 원화 환율이 언제든 1500원대 위로 다치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감에 저가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약 641억1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592억7200만 달러 대비 52억8532만 달러(8.8%) 증가한 규모다. 달러예금은 예치 시점 환율에 따라 원화를 달러로 환산해 보유하는 외화예금 상품이다.

달러예금은 원·달러 환율에 따라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대 은행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해 10월 563억3355만 달러에서 12월 656억8157만 달러로 급증했다. 10월 평균 1423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12월 1467원까지 치솟으면서다. 원화 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달러를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서도 달러예금은 1월 말 656억6700만 달러에서 2월 말 658억4200만 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 유입이 지속됐다.

그러나 2월 말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환율이 급등하자 흐름이 반전됐다. 3월 말 기준 달러예금은 592억72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지난달 19일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대로 주간거래를 마치는 등 고환율이 이어지며 개인과 기업이 달러 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86원으로 1500원에 육박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달 들어 다시 달러예금이 반등한 것을 두고 일시적인 환율 하락에 더해 고환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달러를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본다. 환율 변동 폭이 워낙 크다 보니 개인과 기업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쟁 이후 환율이 1500원대를 넘나들면서 1470~1480원대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분위기"라며 "환율이 올라가면 팔고 하락할 때 대기 수요가 유입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반등을 추세적 전환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이 불발되는 등 전쟁 장기화로 환율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달러예금 잔액은 환율 변동에 따라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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