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쇼크] 생산·포용금융 지원 늘리다 건전성 흔들…금융권, 정부 압박에 '진퇴양난'

  • 4대 은행 1분기 평균 연체율 0.36%…작년 말 대비 상승

  • 기업대출 확대 속 연체율 오름세…신용 위험 기업도 확대

  • 정책대출 금리 제한에 수익성 압박…포용금융 확대 등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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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가계 대출 축소 정책과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라 기업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실 위험 기업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서다. 경기 침체와 맞물려 부실 기업에 대한 무리한 대출 확대가 이어지면 은행권 건전성을 위협하는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포함한 1분기 전체 연체율은 평균 0.3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0.30% 대비 0.0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원금과 이자 모두를 밀린 대출의 비율을 의미한다.

지역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 연체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되는 1%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산하 4개 지방은행 계열사의 연체율은 평균 1.07%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0.78%) 대비 0.29%포인트 높아졌다. 지방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도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정부와 금융 당국의 생산적 금융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대출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연체율이 상승세로 진입했다는 점이다. 기업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연체율이 오르며 은행으로서는 대출은 늘리면서 건전성 관리를 모두 신경 써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담보 중심인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경기에 따른 부실 전이 가능성이 높은 구조다. 

중동 전쟁 이후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며 신용위험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기업이 부채를 제때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2분기 기업 신용위험지수는 대기업이 25, 중소기업은 36으로 직전 분기보다 모두 상승했다. '신용위험'이란 대출이 연체되거나 부도날 위험을 뜻한다. 수치가 클수록 신용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신용위험 확대로 부실 기업이 늘어나 연체율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은행의 건전성 부담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은행권의 건전성 지표에는 이미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1분기 기준 4대 은행의 '부실채권(NPL) 커버리지 비율'은 평균 153.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72% 대비 18.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연체 3개월 이상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의 비율로, 은행 건전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NPL커버리지비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은행권의 손실 흡수 능력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실 대출 규모를 보여주는 NPL 잔액은 5조77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12% 늘어났다.


무리한 기업 대출 확대는 은행 수익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책 프로젝트는 금리를 일정 수준 이하로 맞춰야 해 상대적으로 조달 비용이 높은 시중은행은 수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일부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대출금리가 시장 평균과 비교해 0.5~6%포인트가량 낮게 책정되면서 조달 비용을 감안할 때 역마진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포용금융 확대와 장기화되고 있는 중동 리스크 지원 등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확대는 필요한 정책이지만 속도와 실적 중심으로 운영되면 부실 대출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정부 정책 기조와 사회적 역할, 밸류업 정책을 위한 주주 환원율 제고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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