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도 어느덧 두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이번 전쟁이 4~6주면 끝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전쟁 기간은 이미 그가 설정한 '데드라인'을 훌쩍 넘어섰다. 승리를 자신하던 수사는 무색해졌고, 중동에는 해결되지 않은 긴장과 파괴의 불확실성만이 자욱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 이루어질 것처럼 공언하던 종전의 약속 또한 번번이 뒤로 밀리고 있다. 당초 21일 만료 예정이던 2주간 휴전 기한을 일방적으로 하루 연기하더니 또다시 하루 만에 이란이 "통일된 제안을 내놓을 때까지" 휴전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본인이 이스라엘과 손잡고 기세 좋게 포문을 열었지만 이제는 본인조차 종전의 시곗바늘을 어디에 멈춰 세워야 할지 장담하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물론 종전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미국 측 책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란 내부에서도 미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놓고 강경파와 유화파 간에 이견이 갈리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는 점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이 전쟁이 시작부터 명분과 전략적 목표가 결여된 '물음표 가득한 전쟁'이었다는 데 있다. 이란과 핵 협상을 순조롭게 진행하던 미국이 돌연 공격으로 선회한 것부터 합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거니와 전쟁 목표 및 이후의 질서나 출구 전략에 대한 청사진 또한 전무했다. 목표가 불분명하니 끝을 맺는 것 또한 요원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침표를 찍지 못한 전쟁은 비단 이란 전쟁뿐만이 아니다. 잠시 뒷전으로 밀렸지만 중국과의 무역 전쟁 역시 '미완의 전쟁'으로 남아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직후 중국에 고율 관세를 퍼부으며 시작된 무역 전쟁은 중국의 희토류 보복이라는 역공에 막혀 묘수를 찾지 못한 채 표류했다. 그러다가 결국 작년 10월 부산 정상회담에서 마지못해 합의한 1년간의 휴전은 승리가 아닌 '일시 정지'에 불과했다.
이 무역 전쟁의 휴전 기간도 어느덧 절반가량 지났다. 약속된 시간이 흐르고 11월이 다가오면 세계는 또다시 '관세 폭탄'과 '공급망 붕괴'라는 전란 속으로 끌려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4년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이란 전쟁에다 미·중 경제 전쟁까지 겹친 '복합 위기'로 인해 세계 정세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연이은 해외 정상들과의 회담 및 인도·베트남 순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도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트럼프발 전쟁 폭풍에 대응해 중견국들과 전략적 방파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정부는 이번 순방에서 얻은 경제·안보 성과가 실질적 협력으로 이어지면서 우리의 리스크를 낮출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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