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황금연휴 앞 유류할증료 폭탄, 서민 하늘길까지 막혀선 안 된다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항공권 시장에 비명이 터지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항공권 가격 부담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장거리 노선은 편도 유류할증료만 수십만 원에 이르고, 가족 단위 여행객은 항공료 외 추가 비용만 수백만 원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가정의 달을 앞두고 기대했던 여행 수요가 되레 물가 충격에 짓눌리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제도 취지 자체만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장치다. 국제유가가 급등할 때 항공사의 연료비 부담 일부를 운임에 반영해 경영 충격을 완화하자는 것이다.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 항공사 비용 구조가 흔들리는 만큼 일정 부분 승객이 나눠 부담하는 구조는 세계적으로도 널리 쓰인다. 문제는 지금처럼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이 과도한 수준까지 커졌을 때다.
 
항공권 가격은 이미 환율 상승과 성수기 수요, 제한된 공급으로 크게 오른 상태다. 여기에 유류할증료까지 급등하면 실질 여행 비용은 소비자가 예상한 범위를 넘어선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나 청년층, 은퇴 세대에게는 여행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이 된다. 해외여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선 할증료까지 오르면 제주를 비롯한 지역 관광산업도 직접 타격을 받는다. 연휴 기간 이동 수요가 큰 지방 방문객과 귀성객 부담도 함께 늘어나 교통비 인상 체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충격이 개별 여행객의 부담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항공은 관광, 숙박, 면세, 외식, 지방경제와 연결된 산업 인프라다. 하늘길 수요가 위축되면 소비와 내수가 함께 식는다. 황금연휴 특수를 기대하던 자영업자와 지역 상권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중동 정세 불안과 고유가라는 외부 충격이 국내 소비 위축으로 번지는 구조다. 실제로 여행 수요 감소는 숙박 예약 취소, 렌터카 감소, 지역 축제 방문객 축소 등 연쇄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항공업계의 어려움도 외면할 수는 없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겹치면 항공사는 비행기를 띄울수록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무조건 요금을 억누르라는 식의 접근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러나 소비자 역시 비용 전가의 최종 종착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항공사와 소비자 어느 한쪽에 부담을 몰아주는 방식이 아니라 충격을 완화하는 정교한 대책이다.
 
정부와 당국은 유류할증료 산정 체계가 시장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급등기에는 인상 속도를 완충할 장치가 있는지, 정보 공개는 충분한지, 소비자가 예측 가능하게 운임을 계획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공항 사용료, 관광 지원책, 국내선 활성화 대책 등 연관 정책도 함께 검토할 시점이다. 항공사들도 조기 예매 할인 확대, 가족 단위 프로모션, 수수료 부담 완화 등 자구책을 내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국제 정세 리스크가 반복되는 시대에는 에너지와 교통 비용 급등이 곧 민생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여행은 더 이상 사치재가 아니다. 가족의 휴식이고, 지역경제의 동력이며, 국민 삶의 질과 연결된 소비다. 황금연휴를 앞두고 하늘길이 일부 계층만 이용하는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유가 충격의 파고를 국민에게 그대로 떠넘기는 구조부터 손봐야 한다.
 

A Korean Air aircraft takes off from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on April 1 2026 Yonhap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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